[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가덕도·밀양 경제성에 낮은 점수…커트라인 50점 못 넘어

● 평가 어떻게 했나

총점 가덕도 38.3점·밀양 39.9점 받아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로 결론난 것은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박창호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 위원장은 30일 과천 정부청사 국토해양부에서 가진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조사결과 발표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사업성 평가기준의 최저점(절대점수)인 50점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입지평가위원회는 신공항 평가기준을 공항운영 30%,경제성 40%,사회 · 환경 30%로 가중치를 달리하고 평가했다. 특히 여객 · 화물 등 항공수요와 총사업비,여객 · 화물 이용 편익,시공 용이성 및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가중치도 높은 경제분야가 이번 평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평가표에 그대로 나왔다. 평가 결과 두 곳 모두 50점을 넘기지 못했다. 1단계 절대평가에서 3개 평가분야별 총점을 합산한 결과 밀양이 39.9점,가덕도가 38.3점을 받았다. 박 위원장은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한 환경 훼손에다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신공항을 염원하는 영남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가덕도는 공항운영 분야에서 30점 만점에 13점,경제 분야는 40점 만점에 12.5점,사회환경 분야는 30점 만점에 12.6점을 받았다. 특히 평가 비중이 가장 높은 경제 분야에서 여객화물수요 2.2점, 편익 2.1점,비용 3.9점,건설계획이 4.3점을 받는 데 그쳐 경제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밀양도 마찬가지다. 공항운영 분야 14.5점,경제 분야 12.2점,사회환경 분야가 13.2점을 받았다. 밀양도 경제 분야에서 수요 2점,비용 3.7점,편익 2점,건설계획이 4.5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평가 결과는 2009년 국토연구원이 두 후보지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에서 가덕도 0.7，밀양이 0.73을 받는 등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과 비슷해 보인다. 통상 B/C가 1이 넘어야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박 위원장은 "평가결과를 종합하면 두 곳 모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인데, 특히 가중치가 높은 경제 분야에서 점수 비중이 낮은 것을 보면 영남권에서의 신공항이 아직은 경제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는 향후 신공항을 건설 할 경우 정치성보다는 경제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음을 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막대한 건설비용과 향후 운영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정치 논리로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