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소설 '백설공주…' 두 달 새 5만부

소설 부문 4주째 베스트셀러 1위
국내에 처음 소개된 독일 여성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추리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북로드 펴냄)이 소설 부문에서 4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월 말 출간 이후 판매부수는 5만부를 훌쩍 넘겼다.

일본 미국 영국 작가들이 인기를 끄는 장르 소설 시장에서 '기타 국가'로 분류되는 유럽 작가의 책이 이만큼 팔린 것은 드문 일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토비아스 자토리우스라는 청년은 두 명의 여학생을 살해한 죄로 10년간 복역한 후 고향 마을 알텐하인으로 돌아온다.

그는 공부와 운동을 잘하는 예의 바른 미남 학생이었다. 그러나 교회 축성일에 전 여자친구 로라,새 여자친구이자 교내 연극에서 백설공주 역할을 맡았던 스테파니가 사라지자 정황 증거만으로 살인죄를 뒤집어 썼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에게 남은 것은 이혼한 부모와 폐허로 변해버린 아버지의 레스토랑뿐이다. 마을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라며 협박과 살해 위협을 가한다. 마침 폐쇄된 군 비행장 탱크 저장소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 사체가 발견되자 형사들은 과거 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한다. 젊은이들의 치기와 질투,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부와 권력을 향한 집착 등이 얽혀 있는 집단의 음모가 서서히 드러난다. 지난해 독일 아마존에서 32주간 1위를 차지한 이 소설이 연쇄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강력한 캐릭터와 드라마로 풀어낸 게 성공 요인이라고 출판계는 평가했다.

박기영 북로드 편집자는 "상황설정이나 트릭,퍼즐 맞추듯 머리싸움을 강조하는 일본 추리소설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영화를 보는 듯한 고전적인 스타일의 추리소설이 주목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출간 2주 전부터 전자책과 앱으로 약 100쪽 분량의 체험판을 제공했는데 그 효과도 제법 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서점 관계자도 "순수문학이 폼을 잡고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하는 것과 달리 장르소설은 입소문만 타면 오랫동안 인기를 끈다"며 "노이하우스의 피아 콤비 시리즈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됐지만 이미 유럽에선 전작들이 알려진 만큼 국내 판매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