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KIST, 외국인 학생 R&D 인재 양성한다

LG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31일 오후 서울 하월곡동 KIST에서 우수 외국인 이공계 학생 양성 및 활용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식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최근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전국 13개 주요 대학과 산학 협약을 체결하기로 하는 등 '맞춤형 연구·개발(R&D) 인재'를 확보하려는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협약식에는 조준호 LG 사장, 강돈형 LG전자 전무, 이명관 LG 전무, 김경호 LG화학 상무 등과 KIST 문길주 원장, 김준경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KIST가 기업과 처음으로 맺은 이번 협약은 100% 외국인 대상의 KIST 석·박사학위 과정인 국제 R&D 아카데미(IRDA, International R&D Academy)의 우수 학생 가운데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의 이공계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 뒤 학위를 이수하면 LG전자, LG화학 등 LG 계열사에 입사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국가는 LG가 진출해 있고, 경제 규모가 급성장 중인 신흥 시장이다.KIST의 IRDA 과정은 개도국의 미래 과학기술 리더를 양성하고 과학기술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2001년 개원해 23개국, 13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온 학생 100명이 나노·재료·소자, 로봇·시스템, 에너지, 환경, 생명·보건 분야 등의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협약을 통해 KIST는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학생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LG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갖춘 해외 우수 R&D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LG는 설명했다.특히, 올해 LG는 KIST와의 협의를 통해 신흥시장 유학생을 대상으로 IT, 시스템 엔지니어링, 2차전지 분야 등에서 석사 2명, 박사 2명을 뽑아 1년에서 최장 3년까지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LG전자와 LG화학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입사하게 되며 원하면 자국으로 돌아가 현지 LG전자나 LG화학 법인에 근무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LG는 대상 국가를 신흥시장으로 선택한 이유로 LG전자가 1990년부터 인도네시아, 러시아, 인도 등에 진출해 '국민기업'으로 거듭나고 있고, LG화학도 인도 등에서의 석유화학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점과 이들 시장이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 등의 분야에서도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들었다.협약 기간을 2014년까지로 정한 LG와 KIST는 지원 대상 국가 범위를 다변화하고 인원수도 늘릴 계획이며 '운영위원회'를 두고 핵심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산연협력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조준호 사장은 "이번 협약은 글로벌 사업의 첨병이 될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고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상호 협력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