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판 카길 만들려면 사업틀부터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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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국판 카길을 만들겠다며 추진해왔던 국제곡물회사 설립이 일단 무산됐다. 민간 주주로 참여할 4개업체 가운데 사업의 핵심인 곡물 구매와 판매를 맡기로 했던 CJ가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며 사실상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당장 CJ를 대신할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회사 설립은 상당기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정부 측 출자기관인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달까지 회사설립을 마치려 했던 계획이 첫걸음부터 차질을 빚고 말았다. 사업성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정부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조달하려고 나선 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엄연한 비즈니스인 만큼 민간 기업을 참여시키려면 관건인 수익성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곡물만 해도 정부는 식용을 수입하려 하지만, CJ는 가공용을 들여다 쓰고 있는 만큼 입장이 달라 식용 곡물사업의 타당성을 따져봐야 했다. CJ가 손실을 우려해 뒤늦게 불참을 결정했다는 것은 정부의 사전 조율이 미흡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곡물 무역을 맡은 삼성물산,해상운송과 육로운송 담당인 STX와 한진 역시 말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의 틀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설사 곡물회사가 세워지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즈니스라면 지속적으로 진행될리가 만무하다. 미국 카길과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등 5대 곡물 메이저들이 세계 유통시장의 80%(2009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생길 회사의 활동 여지는 결코 넓지 않다. 근본적으로는 민간 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에 공기업이 나서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조차 의문이 간다. 차라리 노하우를 갖춘 민간에 사업을 맡기고 정부는 초창기 손실을 보완해주고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게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공기업이 주도하는 일은 매번 비효율과 방만경영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조달하려고 나선 것은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엄연한 비즈니스인 만큼 민간 기업을 참여시키려면 관건인 수익성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곡물만 해도 정부는 식용을 수입하려 하지만, CJ는 가공용을 들여다 쓰고 있는 만큼 입장이 달라 식용 곡물사업의 타당성을 따져봐야 했다. CJ가 손실을 우려해 뒤늦게 불참을 결정했다는 것은 정부의 사전 조율이 미흡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곡물 무역을 맡은 삼성물산,해상운송과 육로운송 담당인 STX와 한진 역시 말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사업의 틀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설사 곡물회사가 세워지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즈니스라면 지속적으로 진행될리가 만무하다. 미국 카길과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등 5대 곡물 메이저들이 세계 유통시장의 80%(2009년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생길 회사의 활동 여지는 결코 넓지 않다. 근본적으로는 민간 기업이 할 수 있는 영역에 공기업이 나서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조차 의문이 간다. 차라리 노하우를 갖춘 민간에 사업을 맡기고 정부는 초창기 손실을 보완해주고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게 보다 효율적일 것이다. 공기업이 주도하는 일은 매번 비효율과 방만경영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