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때문에…LIG손보 경영권 바뀌나

금감원, CP판매 우리투자證 검사
LIG그룹 대주주가 LIG건설에 자금을 대기 위해 LIG손해보험의 지분 10% 이상을 신한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향후 LIG손보의 경영권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이 LIG그룹에 주식담보대출을 내주면서 이면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구본상 씨 등 LIG건설의 대주주들은 보유 중인 LIG손보 주식 1561만9000여주(지분율 26.05%) 가운데 700만주(11.7%)를 신한은행과 전북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했다. LIG건설 대주주들은 우선 LIG손보 주식 1186만주(19.8%)를 ㈜LIG에 담보로 맡겼다. ㈜LIG는 LIG그룹에서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등을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LIG는 이 가운데 700만주를 신한은행과 전북은행 등 금융권에 맡기고 자금을 차입했다. ㈜LIG는 이렇게 마련한 1300여억원과 자체 자금 등을 LIG건설의 자금난 타개를 위해 투입했다. 하지만 상호저축은행 등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권에선 ㈜LIG가 신한은행 등에서 차입한 1300여억원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신한은행 등이 LIG손보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권 담보 지분이 11.7%에 이르러 향후 제3자가 이 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시장에서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 LIG손보의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LIG손보 관계자는 "㈜LIG는 계열사인 LIG넥스원의 연간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꾸준히 창출되고 있는 만큼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LIG손보의 경영권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 등이 ㈜LIG에 주식담보대출을 제공한 시점이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21일 전후여서 이면계약 논란이 일고 있다. 신한은행은 단독으로 18일 200만주,23일엔 전북은행 등과 함께 500만주를 담보로 잡고 자금을 빌려줬다. 한 은행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에 자금을 빌려준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예전에 주식을 잡고 대출키로 이면계약을 한 후 법정관리 신청이란 문제가 발생하자 뒤늦게 금감원에 공시를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면계약 의혹은 있을 수 없으며 LIG손보가 탄탄한 회사이기 때문에 담보대출을 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다음주부터 LIG건설 기업어음(CP)을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검사에 들어간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다음주 월요일 우리투자증권에 검사인력을 파견할 예정" 이라며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조사 결과 이상이 있으면 나머지 증권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동/류시훈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