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불안 여전한데 경기마저 꺾이나…2월 산업지표 모두 악화
입력
수정
한은BSI도 기준치 미달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물가 고통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산업생산마저 큰 폭으로 둔화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불안이 겹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은 2월 산업(광공업)생산이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전달 대비 2.3% 감소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 2월 생산 · 소비 · 투자 등 경기를 좌우하는 산업생산 지표들은 모조리 전달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노사 분규 등의 여파로 자동차 생산이 9.4% 감소했고,한파에 따른 봄 신상품 출시 지연으로 의복 생산은 22.2%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2.2%포인트 하락한 82.5%를 기록했다.
구제역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도 5개월 만에 3.4%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심리가 위축돼 소매판매 역시 1월 4.1% 증가에서 -6.1%로 급격히 떨어졌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도 각각 8.5%,8.8% 동반 감소했다.
정부는 "내수와 수출 여건이 양호해 3월 이후 점차 안정적인 경기 회복 흐름을 되찾아갈 수 있을 것"(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경기 선행지수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동행지수도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3으로 기준치(100)에 미달했다. 1일 나오는 3월 소비자물가는 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가는 지난 1월 4.1%,2월 4.5%로 상승폭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2월 수입물가는 2009년 2월(18.0%) 이후 가장 높은 16.9%를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공급 측 요인에 수요 측 요인까지 가세해 물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 경고하기도 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리비아 등 중동 · 북아프리카 정정 불안과 일본 대지진 등 대외 변수의 영향이 향후 경기를 좌우할 것"이라며 "정부는 시나리오별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욱진/이호기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