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세금] 선친이 내 이름으로 든 차명 예금은?…신고하고 상속세 내야

상속세 신고를 위해 최근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을 확인하던 나대통 씨는 고민이 생겼다.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으로 은행에 고액의 예금을 든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월급쟁이인 나씨는 고액 예금에 가입할 자금도 없을 뿐 아니라 은행 예금에 가입한 사실이 없다. 이번 상속세 신고에 이 차명 예금을 신고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상속인의 이름 빌린 차명 예금은 상속재산으로 신고해야

상속재산은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으로부터 승계되는 재산뿐 아니라 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법류상 또는 사실상 권리를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고인의 이름으로 된 주택을 포함해 토지 자동차 골프회원권 콘도회원권과 주식 펀드 예적금 등의 금융자산，특허권과 같은 권리가 해당된다. 또 민법상 상속재산은 아니지만 세법상 상속재산으로 보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상속인이 받게 될 보험금，신탁재산，퇴직금 등이 모두 상속재산에 들어간다. 처분재산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액과 채무 중 불분명 금액,인출금액 등의 추정상속재산도 마찬가지로 상속재산에 포함된다.

다만 자격증과 같이 피상속인이 사망하면서 소멸하는 권리는 상속재산에서 제외한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이 세무사 자격,공인회계사 자격,변호사나 의사 자격 등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는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이기 때문에 상속재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나씨의 경우 예금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 있지만 아버지가 아들의 명의를 빌려 넣은 것이다. 나씨 고유재산이 아니라 돌아가신 아버지의 실질적인 상속재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상속재산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때 해당 차명 예금의 계좌개설신청서를 누가 작성하고 날인 혹은 서명했는지,입금이나 출금청구서의 날인과 서명,그리고 계좌를 실제로 누가 관리했는지에 따라 증여세나 상속세가 과세될 수 있다.

◆피상속인에게 권리 또는 의무가 있는 재산은 상속재산 포함

상속재산에는 피상속인 명의의 재산과 함께 세법상의 간주상속재산과 추정상속재산이 포함된다. 하지만 피상속인에게 귀속된 권리와 의무도 상속재산이 될 수 있다. 피상속인에게 귀속될 현금배당금과 무상주를 받을 권리가 여기에 해당된다. 다만 배당기준일에 살아있던 피상속인이 주주총회의 잉여금 처분 결의 전에 사망하고，상속 개시 후에 잉여금 추분이 확정됐다면 해당 배당금과 상여금은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상속 개시 후 상속인을 취득자로 하는 증여 또는 매매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 등기를 하는 경우와 상속개시 후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인 이외의 사람을 취득자로 하여 피상속인으로부터 직접 소유권이전 등기를 한 경우의 그 재산도 상속재산이 된다.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명의신탁한 재산이나 차명으로 피상속인이 상속인 명의로 가입한 예 · 적금 보험 펀드 등의 금융재산도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포함해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

상속을 받게 되는 사람이 상속 재산을 모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상속하는 사람은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보유 재산에 대한 명세를 미리 작성해 보관해 놓은 것이 좋다.

만약 상속을 받게 돼 상속세 신고를 해야 한다면 세무사와 상담해 상속세 신고에 필요한 상속재산 여부를 미리 파악해 신고에 누락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용연 이현회계법인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