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경제 정말 강해지는 신호 보인다"
입력
수정
자신감 붙은 오바마미국 실업률이 4개월 연속 떨어졌다. 내년 재선 도전 발표를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무됐다. 그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야당 공화당과의 전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재탈환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실업률 2년來 최저 힘입어 조만간 재선 도전 공식화
불붙은 양적완화 논쟁
매파 "기준금리 올려야"…비둘기파 "아직 시기상조"
다른 풍경도 볼 수 있다. 연방은행 총재들이 통화정책을 두고 두 진영으로 갈라졌다. 2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매파'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비둘기파' 간 충돌이다. ◆"배달할 물건이 많아졌다"
3월 실업률이 8.8%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일.오바마 대통령은 운송업체 UPS의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공장에서 클린에너지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실업률 하락 소식에 상기된 그는 "우리 경제가 정말 강해지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9.8%에서 4개월 만에 1%포인트 떨어졌다. 4개월 연속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3만개를 포함해 13개월 동안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 180만개가 만들어졌다"며 "여러분이 배달할 물건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자만하지 않았다. "경제 개선과 좋은 일자리 창출은 내가 아침에 일어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자,잠자리에 들기 전에 생각하는 가장 마지막 일"이라고 부각시켰다.
◆4일께 재선 도전 계획 발표
공교롭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르면 4일(현지시간) 2012년 대선 도전 계획을 발표하고 선거운동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민주당 소식통들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4일 중으로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대선 출마를 위한 선거운동 신청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문자메시지와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 가장 먼저 재선 캠페인 개시를 알릴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거들었다. 실업률이 떨어짐에 따라 오바마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경기부양책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처럼 공화당으로부터 맹공당하는 아픔을 다시 겪지 않을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충돌
경제 개선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차 양적완화를 조기 종료하고 기준금리(현행 연 0~0.25%)를 조기 인상해야 한다는 '매파'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연말 이전에 FRB가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며 2차 양적완화도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FRB가 기준금리를 올 하반기에 0.75%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군불을 땠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오는 6월 말까지 6000억달러어치 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달러를 푸는 2차 양적완화를 앞당겨 종료하거나 그 규모를 1000억달러 줄이자고 제시했다.
반면 제로(0)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기는 이르다고 주장하는 '비둘기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리틀 FRB'로 불리는 뉴욕 연방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으나 탄탄하지 못하다"며 "통화완화 정책을 역회전시킬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