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고점서 소외된 개미…"1분기 실적 눈여겨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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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전 종목 위주 분할 매수
단기조정 가능성 염두에 둬야
코스피지수가 지난 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외국인이 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6일 이후 13거래일 동안 3조6647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은 2조9932억원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0.25% 올랐지만 개인은 오히려 주식시장을 떠나거나 투자 비중을 줄인 것이다. 당연히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개별 종목을 들여다보면 박탈감은 더 커진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개인의 순매수가 많았던 10개 종목 중 연초보다 오른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5976억원을 사들인 삼성물산이 9.0%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테크윈(-22.90%) 두산중공업(-18.18%) 효성(-16.98%) 등에 투자해서 손해를 봤다.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으로 확대하더라도 주가가 오른 것은 케이피케미칼 하나뿐이었다.
반면 개인이 많이 판 종목은 상승률이 컸다. 1조3751억원을 순매도한 하이닉스는 30.42% 뛰었다. 4787억원어치를 내다판 기아차도 36.36% 올랐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평균 11.69% 하락했다. 이에 비해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14.40% 올랐다.
이처럼 지수 움직임과 반대되는 투자성향을 보인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시장 상황을 잘못 읽은 결과로 풀이된다. 리비아사태와 일본 대지진으로 조정받은 증시는 자동차 화학 종목을 중심으로 높은 반등폭을 나타냈지만,개인은 해당 종목을 팔았다. 주가가 크게 조정받은 정보기술(IT)과 건설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결과는 별로였다. 개인들이 지금까지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1분기 실적 발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가 단기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섣부른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며 "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어닝시즌(기업 실적 발표 기간)에 기업들의 성적표를 보면서 매수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외부 악재를 이겨낸 만큼 쉽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기술적 조정이 나올 수 있다"며 "시점을 나눠 투자금을 분산해 투자하는 분할매매를 통해 투자 타이밍에 따른 리스크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