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너무 비싼 분양가…서울 도심서 '입주 후 미분양' 나오나

수도권 신규분양 주요 단지의 분양 결과가 분양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곳은 실수요자 청약에 힘입어 주요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되는 추세다. 주변시세보다 높은 단지는 입주 시점에도 미분양 물량이 그대로 남아 '불꺼진 아파트'를 걱정하고 있다. '착한 분양가'와 '나쁜 분양가'의 차이가 분명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 공덕동 '마포 펜트라우스'는 최초 분양가보다 8000만~2억5000만원 할인 분양하고 있다. 마포로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지어지는 전용 84~152㎡ 공동주택 476가구 중 251가구를 2009년 초 일반 분양했지만 대부분 미분양 상태다. 조합원 부담을 줄이려고 분양가를 높게 책정했던 조합은 다음달 입주 시작 후 빈집이 생기는 것을 우려,뒤늦게 할인 분양에 나섰다. 전용면적 84㎡는 8000만원 싼 6억7000만원에 재분양 중이다. 같은 평형의 래미안 공덕1차(5억5000만~6억1000만원)보다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B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크게 높아 90%가량이 주인을 못 찾았다"며 "조합이 미분양 단지라는 꼬리표를 떼려고 파격 할인에 나섰지만 주변시세보다는 여전히 비싼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에 지어지는 '효성백년가약'은 지난주 3순위까지 청약을 받았지만 1058가구 모집에 684가구가 미달됐다. 기반시설이 갖춰진 대규모 택지지구에 중소형(전용면적 84㎡)을 공급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에 발목이 잡혔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2억9980만~3억600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5000만원가량 높다는 지적이다.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되는 단지들은 인기다. 롯데건설이 최근 서울 불광동에서 분양한 '불광 롯데캐슬'은 1순위에서 대부분 청약을 마감했다. 은평구에서 처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이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1200만~1500만원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주변 아파트보다 59㎡형은 3000만~4000만원,114㎡형은 2000만~6000만원 정도 싸다.

서울 반포동 '반포 리체'(삼호가든 1 · 2차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인근 '반포 자이'보다 3.3㎡당 1000만원 낮게 분양,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규 단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되면 청약자도 많고 주변 집값도 안정된다"며 "재개발 · 재건축으로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일부 조합들이 아파트값을 교란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