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부산·경남 부동산 시장] 창원·김해 '부산 후광효과'…분양가 서울 강북 수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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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소형 3.3㎡당 1600만원선…김해도 집값 반년새 50% 급등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경남 창원시 용호동 용지주공1단지.단지 상가 내 다윈부동산의 서윤호 대표는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는 아직 기재되지 않았지만 전용 52㎡가 지난달 2억7500만원에 팔렸다"며 "올 들어서만 5000만원 오른 가격"이라고 말했다. 3.3㎡당 1650만원대로 웬만한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보다 비싸다.
부산 주택시장 열기가 창원 · 김해시 등 인접 지역으로 옮겨 가면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부산 주택시장의 후광 효과와 신규 분양이 많지 않아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많게는 1억원 단위로 형성되고 있다. 상남동 J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대기자들이 예약을 해놓고 있어 매물이 나오면 1~2시간 안에 계약이 이뤄진다"며 "토월성원 전용 85㎡는 지난달 3억3000만원에 매매돼 9개월 사이 1억원 가까이 뛰었다"고 전했다.
창원지역 주택가격 상승세는 사파 · 신월 · 용호동 등의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몰려 있고 학군도 좋아 창원지역에선 노른자위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작년 용지주공아파트 1450가구와 가음정주공 1160가구가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거래가 활성화됐다.
신흥부촌인 반림동의 집값 상승도 창원 주택시장 강세에 한몫하고 있다. 트리비앙과 노블파크 등 중대형 아파트는 작년까지만 해도 거래가 전혀 없었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인근 금호공인의 박점희 대표는 "지난달에만 노블파크 전용 129㎡ 매물이 4개나 팔렸다"며 "중대형도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시내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김해시는 전세난과 집값 급등세를 피하려고 부산과 창원에서 흘러드는 실수요자들이 상승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김해시의 한 택시 기사는 "창원과 김해를 연결하는 창원터널을 예전엔 15분이면 통과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30분 넘게 걸린다"며 "김해시나 진영읍에 살면서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가대교 개통과 창원2터널 공사 등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해 장유신도시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1000만~1100만원대다. 6개월 전 700만~800만원과 비교하면 300만원가량 올랐다. 수년간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던 장유쌍용아파트 등도 분양가 대비 2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율하신도시도 상승세다. 인근 굿모닝공인의 장동인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 1억9000만원에 팔린 율하신도시 푸르지오 전용 84㎡가 2억9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일반주거지역 용지 가격도 3.3㎡당 180만원에서 300만원대로 뛰었다"고 말했다. 집값 급등으로 내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창원시 용호동에서 만난 세입자 김모씨는 "1년 새 집값이 50% 이상 뛰다 보니 도저히 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가 지방 아파트값 급등에도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창원 · 김해=심은지/박한신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