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2조 '팔자'에도 車·하이닉스 '러브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거세지고 있다. 투신은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탈환한 지난달 21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펀드 환매로 투신이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의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 투신 12일째 매도 우위…2조 '팔자'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른 투신은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2조6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규모는 줄었지만 오전 11시30분 현재 36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투신의 매도기조는 지수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246억원이 순유출됐다. 12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매 자금은 2007~2008년 투자됐던 자금의 일부와 작년 하반기에 투자됐던 자금의 일부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형 펀드 환매는 작년보다 규모는 작지만 얼마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에 따라 투신들의 자금집행 여력도 줄고 있기 때문에 투신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 현대모비스·하이닉스 등 집중 매수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매수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전날까지 현대모비스(1042억원) 현대차(1013억원) 하이닉스(861억원) GS건설(397억원) 기아차(397억원) 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3586억원) KB금융(2264억원) LG디스플레이(1527억원) SK이노베이션(1499억원) 현대건설(1279억원) 등이었다.

실적시즌이 가까워지면서 1분기에 대한 우려와 2분기 기대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호실적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주는 실적 호전 기대감이 높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3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이달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 이전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현대·기아차는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1분기 실적부진 우려로 투신들이 정보기술(IT)주들을 매도하고 있지만 하이닉스는 '팔자'에서 제외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호실적 기대감이 투신들을 불러모으는 힘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308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지진으로 반도체 하락 사이클도 사실상 종결돼 2분기 영업이익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7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잇따른 펀드 환매로 지수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동차 등 실적이 확실한 종목을 제외하고는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