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혁명 1년] (3ㆍ끝) 태블릿은 콘텐츠 '블랙홀'…게임ㆍ미디어 생태계 바꿨다

● (3ㆍ끝) 즐기는 방식이 진화한다

터치ㆍ큰 화면 강점…아이패드 앱 게임비중 1위
전자잡지 등 새시장 열어…영상물 소비도 급증
태블릿PC의 위력은 모든 콘텐츠를 쓸어담는다는 데 있다. PC PMP(개인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내비게이션 e북 MP3 등 기존 디바이스의 영역과 경계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은 컴퓨터 기반의 두 줄기인 온라인과 모바일이 태블릿에서 접점을 찾고 있으며 신문 잡지 방송 출판계에도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게임 플랫폼의 진화

태블릿PC 등장으로 가장 두드러진 모멘텀을 확보한 분야는 게임이다. 지난해 아이패드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 중 게임은 21.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아이패드용 콘텐츠 매출 순위에서도 상위 100개 중 게임이 47개나 됐다. 태블릿 게임은 온라인 게임의 PC와 모바일 게임의 스마트폰 기능을 모두 아우른다. 키보드와 마우스 등의 조작에서 벗어나 화면 터치와 기기를 기울이는 방법 등의 직관적인 조작성으로 새로운 게임 시장도 열었다.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게임기보다 화면이 넓어 그래픽이 시원하고 휴대하기도 편하다.

게임로프트의 '레츠골프2'는 태블릿의 큰 화면과 빠른 반응 속도를 살려 2인용으로 개발한 게임이다. EA모바일 코리아가 선보인 레이싱 게임 '니드 포 스피드 시프트(Need for Speed SHIFT)는 갤럭시탭에 내장된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해 실제 자동차 핸들을 조작하듯 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 운전의 손맛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에픽게임스와 체어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인피니티 블레이드(Infinity Blade)'는 3D 1인칭 액션 게임으로 PC나 콘솔 게임기의 고사양 게임 환경에서나 쓰이던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그래픽이 뛰어나다. 한다윗 바닐라브리즈 대표는 "앞으로 아이패드2 등 새로운 태블릿이 쏟아져 나오면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유형의 게임이 등장할 것이고,다수의 이용자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 장르가 특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드 매체의 화려한 부활출판업계와 미디어도 태블릿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7~10인치의 넓은 화면에 사진,음악,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곁들일 수 있어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터치 방식의 직관적인 시스템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여 컴퓨터 사용 경험이 없는 유아나 노년층도 만족시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스,타임 등 기존 신문 잡지 매체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DENTSU)도 전용 잡지숍인 '마가스토어(MAGASTORE)'를 통해 모바일 전용 잡지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태블릿 이용자를 겨냥한 첫 전자잡지 '에피소드'가 나왔다. 앱 개발업체 포비커도 지난해 태블릿PC를 기반으로 여러 잡지를 함께 볼 수 있는 앱 '더 매거진'을 출시해 월초까지 다운로드 수 50만건을 기록했다.

영상물 소비량도 폭증하고 있다. 애플 전문지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태블릿 소비자의 구입 목적 중 영상물 시청은 24%에 달했다. 무선 통신망을 통해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실시간(스트리밍)으로 영상물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콘텐츠를 불법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급업체들에도 매력적이다. 지난해 미국 DVD 대여업체 넷플릭스는 월정액(7.99달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CJ헬로비전의 스트리밍 TV 서비스 '티빙'이 인기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태블릿을 매개로 미디어산업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기,소프트웨어,콘텐츠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