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TV '오픈스토리' 인기 비결 뭘까

고급 문화특화에 시청률 치솟아
"독립제작사로 남아 있었더라면 꿈도 못 꿨을 일입니다. 시청률 순위도 치솟고 있습니다. 조만간 굴지의 채널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KT의 IPTV인 올레TV가 출범시킨 국내 1호 블록채널 사업자 오픈스토리의 이찬원 팀장의 말이다. 블록채널이란 중소 콘텐츠 제작사들이 모여 만든 방송채널로 블록처럼 짜맞춰 설립했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밀레21,EU엔터테인먼트,이김문화,이비뉴스,이미지웨어,C&C미디어,자유기업원,쿠도커뮤니케이션 등 8개 콘텐츠 공급사가 지난해 말부터 올레TV에 송출하고 있다. 시청률은 출범 석달 만에 중위권까지 솟구쳤다. 지난 1월 전체 120개 채널 중 90위대에서 2월 60위대로 상승했고 지난달에는 전체 130개 채널 중 75위를 기록했다.

공연 정보를 다룬 '더 스테이지',미술 교양 프로그램 '밥 로스의 미술교실',게임 정보 프로그램 '바바라의 와우 원정대',어머니에 대한 명사들의 추억을 소개하는 '어머니로의 여행' 등 생활 · 교양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오전에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하고 저녁에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오디오물을 내보냈다. 새벽에는 이들을 재방송했다.

온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거 선보인 게 조기 안착의 비결로 꼽힌다. 케이블TV들이 프로그램을 거의 제작하지 않고 재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스토리는 콘텐츠로 승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콘텐츠 제작업체가 프로그램을 송출하려면 최소 5억원 이상의 자본금과 하루 20시간 이상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KT의 블록채널 공모 사업자로 선정된 오픈스토리는 이 같은 규모의 자본금이나 송출비를 내지 않는다. 프로그램 제작비와 인력도 적기 때문에 운영비가 정규채널보다 30% 정도 적다.

블록채널에 관심을 갖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늘면서 KT는 하반기에 생활 및 문화장르 블록채널 사업자를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하순옥 오픈스토리 대표는 "블록채널은 제작사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직접 펼쳐보일 수 있는 스마트시대의 시장 흐름을 잘 반영한 사업모델"이라며 "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조만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