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생제 소비량 OECD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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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ㆍ太감염재단 심포지엄…감기에 항생제 처방률 55%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항생제 소비량이 가장 많아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시아 · 태평양감염재단(APFID)이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연 '항생제와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ISAAR)'에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10년 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항생제 소비량은 31.4DDD(일일상용량:성인 1000명이 하루에 31.4명분의 항생제를 복용)로 벨기에와 함께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송 교수는 "아시아는 항생제 처방률이 매우 높아 항생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국의 감기(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55%에 달하며 의료선진국인 일본도 60%나 된다"고 소개했다. 또 인도와 중국의 입원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각각 82%와 78%에 이르며 인도네시아는 적정한 항생제 사용비율이 21%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각국의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 출현 빈도를 보면 중국 96%,대만 85%,베트남 80%,일본 79%,한국 77%,홍콩 75% 등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61%),프랑스(46%),스페인(43%),미국(38%)에 비해 크게 높았다. 한국만 놓고 보면 미국의 2배에 달했다.
송 교수는 "항생제 오남용을 방치하면 어떤 항생제도 소용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항생제의 오남용과 이로 인한 내성 획득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청과 함께 1000명의 국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항생제가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는 오답률이 51%로 집계됐다. 집에 남겨둔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8%에 달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72%는 한국의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의사의 높은 항생제 처방률(36%),환자의 항생제 오남용(30%) 등을 꼽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