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영업 전국 로드쇼] (3) "진열대 너무 복잡…주변 SSM 벤치마킹 해보세요"

● (3) 대구 달서구

전통시장 20개 점포 단체 컨설팅…PC수리점, 복합매장으로 바꿔야
7일은 대구 달성군청서 상담

'찾아가는 창업 · 자영업 컨설팅 전국 로드쇼' 셋째날인 6일 한경자영업지원단은 대구 달서구를 찾았다. 이날 첫 방문 컨설팅을 위해 찾아간 점포는 용산종합큰시장에 있는 슈퍼마켓 '에스마트'.에스마트는 여느 슈퍼마켓과 마찬가지로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에 밀려 고군분투 중이었다. 100m 거리에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있고,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에 농협 하나로마트와 홈플러스가 영업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기준은 분위기이동용 에스마트 사장은 "가격경쟁력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다른 부분에서 고객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점포는 210㎡(약 63평)의 중형 슈퍼마켓으로 24시간 연중무휴 문을 연다. 2006년 점포를 인수한 이 사장은 소포장으로 조금씩 판매했던 야채,청과류를 '박스떼기'로 싼값에 들여와 판매를 늘리는 한편 포인트 적립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매출은 하루 평균 300만원 선.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너무 많은 상품을 쌓아놓은 진열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같은 상품을 여러 줄로 10~20개씩 쌓아놔 창고형 매장처럼 보일 정도"라며 "입구부터 내부까지 매대가 복잡해 손님이 원하는 제품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잘 안 되면 외부 환경을 탓하면서 인근 상인들과 함께 안주해버리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며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간판 조명 인테리어 같은 전반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만큼 주변 SSM을 자주 벤치마킹하라"고 덧붙였다.

박내연 PCS 경영연구원장은 이 사장이 점포 관리에 바빠 지역사회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박 원장은 "조기축구회 상인회 등에 열심히 참여해 학교나 행사장에서 단체주문을 유치해야 한다"며 "당장 큰 효과가 나지 않더라도 외부활동을 다양하게 해야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실수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컨설턴트는 어두운 조명과 노후한 시설도 시급한 개선과제로 꼽았다. 이 사장은 "전기요금이 월 300만원 나와 수리할 필요성은 절실히 느끼지만 24시간 장사를 하다 보니 엄두가 안 난다"고 털어놨다. 김 소장과 박 원장은 "점포를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으면 한번쯤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며 "줄줄 새는 전기요금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전통시장 상인 단체로 컨설팅 신청

달서구 관내 대곡시장에서는 20여개 점포가 단체로 컨설팅을 신청했다. 대곡시장은 50여개 안팎의 영세 점포들이 모인 아파트단지 인근 전통시장.이 시장을 안내한 김영진 도원동장은 "기업형 소매점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 상인들의 마인드부터 확 바꿔달라"고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에게 주문했다. 최재봉 박순남 장영순 등 3명의 컨설턴트들이 맨 처음 들른 곳은 'PC구조대'.중고PC 판매 · 수리와 조립PC 판매,전산소모품 판매,잉크충전 등이 사업 아이템인 16.5㎡(5평) 크기의 가게다. 이 가게 오정희 사장(51)은 상인회장을 맡고 있었다. 오 사장은 "직장에서 퇴직한 직후 2003년 가게를 열어 초창기에는 한 달에 500만원씩 매출을 올렸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재봉 컨설턴트는 "PC수리점은 한마디로 사양사업"이라며 "생존방법은 PC와 모바일 관련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복합매장으로 만드는 것뿐"이라고 진단했다. 박순남 컨설턴트는 "가게 전면 유리창에 복잡한 홍보문구들을 떼어내고 조명을 밝게 해 바로 뒤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한눈에 가게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 넷째날인 7일에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청 9층 소회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을 진행한다.


대구=강창동/임현우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