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방사능 비' 우려…초교 재량 휴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오는 7일 미량이라도 비에 섞여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경기도교육청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따르면 상당수 부모는 '어린이는 미량의 방사성 물질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자녀가 비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휴교를 해야 한다'는 요청을 내놨다.특히 경기도교육청 학부모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께 학부모들의 이와 관련한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7일 새벽부터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각 초등학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휴교를 하도록 공문을 시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우선 등하교 거리가 먼 농어촌 및 산촌 지역 초교에 대해 학교장이 판단, 재량 휴업을 하도록 했다. 도시 지역 초교의 경우에도 강우량 및 학교 여건 등을 감안해 학교장이 단축 수업이나 재량 휴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보호 문제 등을 감안해 모든 초등학교에 일률적인 휴교를 지시하지는 않았다.

도교육청은 이번 재량 휴교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가 인체에 해로운지를 떠나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7일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 영향을 받아 전국이 흐리고 새벽에 전남 서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오전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으로 확대되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비가 중부지방, 경상북도, 울릉도와 독도 등에서는 20~50mm,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제주도 등에서는 30~70mm 내린 뒤 8일 새벽 서쪽지방부터 점차 개기 시작해 오전 중 대부분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이날 전국 12개 지방측정소에서 공기 중 방사성 물질을 검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방사성 요오드(I-131)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비가 '방사능 비'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