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예정기업] 최상주 케이엠에이치 회장 "고부가 방송송출 시장 선점할 것"

최상주 케이엠에이치 회장(51ㆍ사진)은 요즘 감회가 새롭다. 10여년 전 회사 설립 초기 8개월 간 임직원들 월급을 못 줄 정도로 사정이 어려웠는데, 이제 IPO(기업공개)를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회사가 커져서다.

최 회장은 그러나 "아직 갈길이 멀다"고 했다. 어려웠던 시절 다짐한 "어떤 위기도 극복할수 있는 탄탄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다.오는 25~26일 이틀 간 IPO를 위한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케이엠에이치는 방송 송출과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사업을 하는 회사다.

송출 서비스는 PP로부터 콘텐츠를 제공받아 케이블 TV 방송사업자(SO), IP(인터넷) TV, 위성방송, 위성 DMB 등에 뿌려주는 역할이다.

현재 47개 PP가 케이엠에이치와 계약을 맺고 있다. 단일 방송 송출 사업자 중 가장 많다. 경쟁사에 비해 단가가 싼 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다.최 회장은 "송출 업체들이 그간 외산 장비에 의존을 많이했는데 우리는 최근 자체 장비를 적극 개발하고 자가 전송망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서비스 가격을 경쟁사 대비 78% 수준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싼 가격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무기로 케이엠에이치는 PP 몇 곳과 추가적인 송출 서비스 협상에 들어갔다. PP 4곳은 오는 6월부터 방송 송출을 시작하기로 확정했다. 이 경우 케이엠에이치 고객사는 51개까지 늘어난다.

또 하나의 주요 사업인 PP는 외형 확대보다 경쟁력 강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채널을 더 늘리지 않는 대신에 알찬 콘텐츠를 많이 확보, 가입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송출을 직접 하기 때문에 이 비용만 아껴도 케이엠에이치의 PP 사업은 수익성이 담보돼 있다. 최 회장은 "범죄수사 전문채널 '디원'은 현재 제휴 중인 영국 iTV 뿐 아니라 디스커버리와도 콘텐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들여올 것"이라고 했다. 또 영화채널 '엠플렉스'는 기존 독립영화와 제 3세계 영화 중심으로 운영하는 체제를 유지, 로열티 높은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상장은 케이엠에이치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298억원의 매출액과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 회사는 상장 첫 해인 올해 409억원의 매출과 135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회장은 내심 올해 1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회사의 주된 사업인 방송 송출은 각각의 채널과 미리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어서 실적 예측이 잘 들어맞는다"고 했다. 작년에도 예측치와 실제 실적 간 오차가 5% 내외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물론 장미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 송출 사업의 경우 PP 수가 한정돼 있어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자체 송출 설비를 갖고 있는 지상파 계열의 PP나 CJ, 온미디어 같은 대기업 계열의 PP, 생방송을 많이 하는 한국경제TV 등은 고객사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전체 140여개 PP 중 이미 계약을 체결한 50여개를 빼고 나면 20개 정도만 잠재 고객사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부가가치를 높이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방송 송출을 SD로 하면 채널당 평균 2200만원을 받지만, HD로 하면 단가가 4700만원으로 증가한다"고 했다. 현재의 고객사 PP가 그대로 유지된다 해도 SD에서 HD로 넘어가기만 하면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SD에서 HD로 바꾸려면 채널당 3억원에서 4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가지만, 1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는 구조여서 투자비 부담도 크지 않다"고 했다. 케이엠에이치는 공모 자금을 HD 설비 투자에 활용,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HD 이후에는 3D(3차원)가 또한번 부가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삼성이나 LG 등 TV 제조사들이 3D TV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콘텐츠도 자연히 3D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3D 방송 송출은 채널당 640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D에서 HD, 3D로 넘어가면서 서비스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향후 10년간은 실적 성장이 담보된다고 그는 강조했다.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신뢰를 잃은 게 안타깝다"면서 "명예를 걸고 시장에서 신뢰 받는 CEO(최고경영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