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성계 묘가 양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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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평전 신병주 지음 글항아리 552쪽 / 2만3800원태조가 붕어한 뒤 태종의 고민은 깊어졌다. 아버지를 어디에 모셔야 할까. 친어머니 신의왕후의 무덤인 재릉은 멀리 개성에 있었고,계모 신덕왕후의 무덤인 정릉은 서울에 조성돼 있었다. 하지만 정릉 옆에 아버지를 모셔두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태자 시절 왕위를 놓고 계모와 갈등이 심했던 까닭이다. 결국 태조 이성계의 무덤은 양주 검안산 자락,현재의 구리시 동구릉 일대에 외로이 조성됐다.
《조선평전》은 조선시대 정치,사회,문화적 사건과 풍경을 60갑자 틀을 빌려 60가지 이야기로 풀어낸다. 저자는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현재성을 살리는 데 힘썼다. 가령 일본 대지진과 비교해 조선시대 지진 발생과 대응 방식을 살펴본다. 이 시대,수능 열기와 비교해 과거시험의 풍속도 그려낸다. 이 책은 임진왜란 등 대규모 전쟁뿐 아니라 사대부와 노비 등 신분에 얽힌 이야기도 다뤘다. 성종 당시 공노비는 전체 인구의 10%였던 35만여명에 달했으며 노비가 주인을 살해한 끔찍한 역사적 사건들도 들춰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