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심측근 전면 배치…후계구도 굳히기

北 최고인민회의 열려
인민보안부장·국방위원 교체…김정일 父子는 불참한 듯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 다지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 경찰청장 격인 인민보안부장 자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을 기용,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4차회의를 열고 주상성 부장의 해임으로 공석인 인민보안부장에 이명수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을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국방위원회 진출이 점쳐졌던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추가보직 부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최영림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으나 자강도에서 공장 현지지도와 예술공연 관람을 한 것으로 전날 보도된 김 위원장과 김정은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임 부장은 김정일 체제가 출범한 1996년부터 김 위원장의 각급 군부대 방문을 비롯한 공개활동을 수행해 온 김 위원장의 최측근 실세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4월엔 방북한 임동원 대통령 특사가 경의선과 동해선의 조속한 연결을 설득하자 김 위원장이 이명수 당시 작전국장을 불러 직접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단에도 거명되는 등 꾸준히 김 위원장 옆에 있던 인물이다.

김정은 후계체제 정착을 위해 북한의 양대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장악하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라 주상성 부장을 해임하고 김 위원장의 '단골' 수행원인 이명수에게 바통을 넘긴 것으로 분석된다.

전임 부장인 주 부장 역시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 자주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 부장만큼 최측근은 아니었다. 북한은 지난 3월 갑작스레 주 부장의 해임을 발표하며 '신병관계'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들은 사망할 때까지 직책을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후계체제를 좀더 안정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며 "최측근을 통해 주민통제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오랜 기간 북한 군수산업을 전담해온 전병호 국방위원을 해임하고 후임 위원에 박도춘 당 비서를 선임했다. 이태남 부총리를 '신병관계'를 이유로 해임하고 법제위원회 위원장에 장병규 최고검찰소장을 선임했다.

당국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주민생활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최영림 내각 총리는 보고에서 "올해를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보는 해로 되게 하는 것과 인민소비품 생산의 현대화,과학화를 계속 강력히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