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선박 연비경쟁에 '재상승' 닻 올려

STX조선해양 상한가
조선업종 호황 진입 기대도
STX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 3월 강세장에서 숨죽였던 조선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7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2만7250원에 장을 마쳤다. 상한가에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25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최근 강덕수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데다 조선업종 호황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강 회장은 지난 4일 STX건설로부터 STX 주식 551만주를 인수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중공업이 이날 4.29%(1500원) 올랐고,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도 사흘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조선경기가 2009년 11월 바닥을 찍은 후 반등해 호황사이클의 초기국면에 진입했다며 조선주에 '러브콜'사인을 보내고 있다.

리서치전문회사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신규발주는 2008년 연 71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로 피크에 오른 후 2009년 2000만CGT 이하로 바닥을 찍었다가 작년 말부터 4000만CGT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주의 투자매력을 판단하려면 글로벌 수주잔액 등의 업황 못지 않게 최근 해운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으로 대형 선박수주시 에너지 효율을 따지는 연비 경쟁과 유럽 등의 연비규제 움직임이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1990년대 t당 90달러 수준이던 벙커C유는 현재 700달러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이 연구원은 "대형 컨테이너선의 하루 연비 250t을 선박 수명 25년에 단순 적용하면 기름 값만 배 값의 10배가 넘는 14억달러란 계산이 나온다"며 "중국산보다 연비가 10% 이상 좋은 한국산 컨테이너선 드릴십 LNG선 등으로 수주가 집중되는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원전사태로 LNG선 주문량 증가가 예상되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에 초대형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LNG수주시장에서 국내 5개 조선업체의 시장점유율은 80%를 웃돈다. 서용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1년 캘리포니아 정전사태 후 LNG 발주량이 214척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