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마스터스 골프대회] 우즈 이후 두 번째 최연소 챔피언 탄생하나…'숨죽인 오거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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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11개월 매킬로이, 선두 지켜'탱크' 최경주가 타이거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완승하며 마지막날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최경주·우즈 동반 라운드…서로가 격려
최경주는 10일(한국시간)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대회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2위를 달렸다. 단독 선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는 4타 차이다. 전날 최경주와 함께 합계 7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던 우즈는 이날 퍼팅 난조에 시달리며 2오버파 74타를 기록,공동 9위로 미끄러졌다. 우즈는 퍼팅이 마음대로 안 될 때마다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는 '샷 메이킹' 능력을 선보이며 최종일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열어놨다. 최경주도 "우즈가 오늘 퍼팅이 잘 안 돼 고전했지만 리듬이나 샷은 작년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둘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최경주는 우즈보다 10~15야드가량 드라이버샷 거리가 뒤떨어졌으나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팅으로 그를 능가했다. 2,3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교환한 최경주는 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해 이글 찬스를 만든 뒤 버디를 낚았고 9번홀에서도 3.5m 버디를 성공시켰다. 뒤따라오던 매킬로이가 10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최경주는 한때 공동선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11번홀(파4)에서 3m 내리막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한 다음 12번홀에서 2.5m 버디 찬스를 놓쳤다. 1m 파퍼트마저 홀을 스치고 돌아나오면서 연거푸 보기를 범했다. '이지홀'인 13번홀(파5)에서는 5m 이글 기회를 만들어 버디를 추가하며 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는 "내일은 초반 1,2,3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점수를 줄이는 전략으로 나갈 것"이라며 "아멘코스에서는 1언더파 정도로 막아 모두 5언더파 정도를 치면 우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즈는 늘 사용하던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버리고 반달형 퍼터를 들고 나왔다. 그는 2라운드에서 9개의 버디(보기 3개)를 낚으며 상승세를 탔지만 3라운드에서는 정반대였다. 1,2번홀에서는 퍼팅이 홀을 핥고 나왔고 5번홀에서는 8m 버디퍼팅이 홀 입구에서 멈춰버리는 등 초반부터 애를 먹었다. 7번홀에서는 6m 버디를 놓쳤고 9번홀에서도 2m 버디 기회를 날려버렸다. 11번홀에서는 버디에 실패한 뒤 50㎝ 파 퍼트가 홀 벽을 스치고 나오기도 했다.
15번홀 나무가 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언으로 강하게 훅을 걸어 '2온'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으나 10m 이글도 놓치고 1.2m 버디도 실패했다. 18번홀에서도 1.5m 파퍼트를 놓치며 보기.그는 "되는 것이 없었다. 훌륭한 퍼트를 여러 차례 했지만 들어가지 않았다"며 허탈해했다. 그동안 14차례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지만 역전승을 거둔 적은 없다. 전반에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1타를 잃은 양용은은 11번홀 더블보기로 주저앉는 듯했으나 12번홀에서 버디,15번홀에서 이글을 추가했다.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4위다.
선두인 매킬로이는 경기 후 "아직도 남은 홀이 많다. 최종일 첫 티샷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겠다. 4타차는 그리 큰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달 22세가 되는 매킬로이는 우승할 경우 21세3개월14일의 나이로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 어린 챔피언이 된다. 2009년 유럽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우승한 바 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첫날 63타를 치고 선두에 나섰다가 2라운드에서 80타로 무너진 뒤 3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