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비밀번호ㆍ신용등급까지 '유출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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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명 피해 가능성…다른 금융거래 악용 우려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 사건과 관련,이름과 주민등록번호,이메일 주소 등을 해킹당한 고객 42만명 가운데 1만3000명은 신용등급과 비밀번호 등 개인 신용정보까지 해킹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회사의 신용정보가 해킹으로 대량 유출된 것은 처음이다. 개인 신용정보와 비밀번호는 여러 금융회사에 공통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 다른 금융회사 금융거래에서도 악용될 소지가 있어 우려된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10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일부 고객들의 개인 신용정보가 해킹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신원 미상의 해커는 현대캐피탈 고객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용정보와 비밀번호 등을 해킹당한 1만3000명은 현대캐피탈 프라임론을 이용한 고객들이다. 프라임론은 신용대출 상품으로 이용 고객은 43만명에 달한다.
현대캐피탈 측은 해커가 개인정보를 이용해 고객의 돈을 빼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ARS를 통한 대출 신청'을 차단했고,상담원 연결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친 고객들에 대해서만 대출 및 송금계좌 변경 등을 허용하고 있다. 고객에게는 프라임론 카드 재발급을 권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프라임론 비밀번호는 현대캐피탈 금융거래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금융권에서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일한 비밀번호를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쓰는 사람들은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정 사장은 "당초 접근을 시도한 해커의 IP 2개 외에 추가로 IP를 발견했다"며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함께 이들이 어떤 경로로 들어와 어떤 정보를 빼갔는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현대캐피탈 전체 고객 180만명도 해킹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