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株, 신재생에너지 '바통'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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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실증단지 결실 속 투자확대 호재 이어져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가 불러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스마트그리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들은 일본 대지진 이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츠로셀·LS·옴니시스템, 日지진 이후 서서히 상승세
◆신재생에너지에 스마트그리드 필수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동북부 지진으로 관련 업종이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펴낸 '일본 지진사태와 녹색성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그리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원자력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를 연계시킨 정책 추진을 확대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공급의 불안정성을 스마트그리드로 보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이 떠 있는 낮에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풍력 역시 바람의 세기에 따라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에는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수급을 조절해 안정성을 보완하는 기능이 있다. 전력공급 부족으로 곤란을 겪으며 일본이 시행을 예고한 계획정전,가전에코포인트제도 등도 스마트그리드에는 호재다. 효율적인 전력 사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전력 통합관리시스템과 정밀 전력량계 등에 대한 수요 증가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관련 호재도 잇따라
스마트그리드 관련 종목들은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츠로셀은 11일 5390원으로 마감돼 일본 대지진이 있었던 지난달 11일(4600원)보다 17.2% 올랐다. 같은 기간 LS산전(10.1%),누리텔레콤(6.1%),옴니시스템(15.7%)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호재가 계속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5만개의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계)를 발주한 한국전력은 이달 중 75만개에 대한 추가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달 국회 지식경제위를 통과한 스마트그리드촉진법도 4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를 거쳐 입법화될 전망이다. 5월에는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2차 사업이 마무리되며,다음달부터 본격적인 통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슬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 감소에 힘쓰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중국,인도 등 신흥국도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이 있다"며 "그동안 수익성 부족 등으로 각광받지 못했던 스마트그리드 관련주가 올해를 기점으로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주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지능형 전력망.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전력 수급 정보를 교환한다. 소비자는 요금이 쌀 때 전기를 사용할 수 있고,생산자는 전력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