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사외이사에 금융전문가 1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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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사외이사 전문성 요건 강화해야"우리나라 금융회사에선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턱없이 적어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2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리스크 완화 방안' 토론회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지주회사 사외이사 가운데 10년 이상 금융회사 재직경험을 가진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다른 금융회사 역시 시중 및 지방은행 7명,금융 투자회사 2명,보험사 6명 등에 불과했다.반면 유럽 대형은행의 경우 비집행이사 중 10년 이상 금융회사 재직경험이 있는 금융전문가 비중이 3분의 1 정도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리스크위원회 위원 중 금융회사 재직 경험자의 비중도 작았다. 작년 3월 기준 4대 시중은행 리스크관리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사외이사가 대부분 금융관련 연구직이나 감독기구 재직 경험자로,금융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가진 사외이사는 13명 중 1명뿐이었다. 이는 씨티그룹 리스크위원회 비집행이사 5명 중 4명이 금융회사 재직 경험이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는 결과다.
이밖에도 우리나라의 상당수 금융회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독립성 확보가 어려웠고 사외이사에 대한 사후 교육 역시 활발하지 않았다. CEO 선임 때도 CEO 추천위원회가 한시적으로 설치 · 운영되는데다 구성기준이 불명확해 지배구조 면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연구원 측은 경영 및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의 전문성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CEO의 영향력을 줄여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는 한편 사외이사의 활동과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금융회사마다 한시적,자율적으로 운영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설치와 구성을 규정해 절차의 일관성 및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