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매출보다 중요한 건 영업이익률"

"덩치 대신 서비스로 승부"
일본 대체노선 발굴, 김포~베이징 곧 취항
'하늘 위의 호텔' A380…2017년까지 6대 도입

"'영업이익률 월드 톱10'이 목표입니다. "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제시한 이 회사의 장기 비전이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얼마로 끌어올리겠다' 또는 '매출을 얼마로 키우겠다'가 아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을 지상 과제로 내세웠다. 여기엔 아시아나항공만의 고민이자 나름의 '포지셔닝 전략'이 담겨 있다. 대한항공에 이은 제2의 민항사로서 덩치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윤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큰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라며 "고객 만족을 위한 일에는 모든 전력을 투입하되 그외 쓸데없는 비용은 과감히 줄여 이익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률은 12%로 대한항공을 앞질렀다. 세계 항공사 최고 수준인 에미레이트항공의 20%대엔 아직 못 미치지만,윤 사장은 "2015년엔 2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었습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곧바로 최대 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항공업계 '그랜드슬램'도 달성했습니다. 2009년에 항공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ATW의 '올해의 항공회사'상을 탔고,작년 2월과 5월엔 각각 스카이트랙스로부터 5성항공사,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됐습니다. "▼올해는 일본 지진 등 변수가 많은데요.

"일시적인 충격은 예상됩니다. 하지만 대체 노선을 찾아 수익성을 보전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노선에선 실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요. 가장 역점을 두는 곳이 중국입니다. 중국 신규 노선 개발은 그동안 장기 계획으로 검토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앞당기게 됐습니다. 예컨대 장자제(다용),난창 등에 주 2회씩 취항할 겁니다. "

▼아시아나항공의 지향점은 무엇입니까.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프리미엄 항공사가 우리의 포지셔닝 전략입니다. 미국,유럽,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노선과 베이징,상하이,도쿄,오사카 등 주요 간선 노선에 신형 항공기를 우선 투입해 기재를 고급화할 계획입니다. 서비스도 차별화된 것들을 하나하나 선보일 것입니다. "

▼프리미엄 항공사를 말씀하시는 걸로 들립니다.

"항공기 수백대를 보유하고 전 세계 어디든지 운항하는 규모의 글로벌 항공사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 나라의 승객이 타더라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는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면 지난해 달성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최소 3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견실한 항공사가 될 것입니다. "▼항공기 도입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지난 2월에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6대를 도입하기로 에어버스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입니다. 대형 항공기 2대와 중 · 소형 항공기 1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격납고도 만들고 있고요. B777 항공기 업그레이드도 올해에만 4대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꿈의 비즈니스 클래스'로 불리는 오즈 쿼드라 스마티움을 장착한 기종인데 2대는 완료했고,나머지 2대는 다음달에 완료합니다. "

▼최근 신규 노선 취항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3월29일에 인천~이스탄불 주 3회 노선을 개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유럽 취항 지역인 런던,파리,프랑크푸르트와 연계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미주 노선도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인천~샌프란시스코,인천~시애틀 노선을 주 2회 증편해 다음달 말부터는 하루 한 편의 운항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로스앤젤레스,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 등 미주 5개 노선 가운데 4개 노선을 1일1편 이상 운영하게 되는 셈입니다. "

▼김포~베이징 노선이 조만간 개설될 예정이지요.

"반드시 개설돼야 합니다. 파급효과가 상당할 겁니다. 보통 중국인 환승객 1명이 이것저것 쓰는 돈을 합치면 부가가치가 30만원 정도라고 하는데,김포~베이징 노선 개설로 중국인 비즈니스맨들이 한국을 오가게 되면 1인당 부가가치 발생 효과가 252만원으로 8.4배에 달할 겁니다. 중국인 방문객이 증가하면 이들을 위해 숙박시설도 늘리고,음식점도 덩달아 생겨날 겁니다. 이로 인한 고용증진 효과는 연간 2383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단순 환승 수요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는 얘기죠."

▼항공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가와 환율인데요.

"유가가 중동발 국제정세 불안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보통 항공유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109억원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유류비 절감을 위해 2008년부터 전사적인 연료관리 TF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항공사로서는 고유가로 인한 부담을 상쇄하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연간 달러당 원화가 10원 하락하면 약 76억원의 이익이 발생합니다.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올해 평균 환율은 1100원이고요. "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언제입니까. "2009년에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전체에 온 재앙이나 다를 바 없었죠.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인적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안식휴직제 등을 통해 전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도록 애썼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8000여 임직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결국엔 아시아나항공의 내성이 강해지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계기도 됐다고 생각합니다. "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