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 코리아] 어머니 나라서 관광산업 키우는 호텔리어

한국계 에릭 스완슨 국제스콜서울 회장
에릭 스완슨 국제스콜(SKÅL)서울클럽 회장(52 · 사진)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의 어머니는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의 큐레이터(학예연구 · 전시기획자)로서 스미소니언에 '한국관'을 여는 데 기여한 민속학자 고(故) 조창수 여사다. 2006년 별세한 탈북 귀환 국군포로 1호 조창호 예비역 중위가 스완슨 회장의 외삼촌이다.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총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 2월 국제스콜서울클럽 회장으로 취임했다. 스완슨 회장은 "어머니가 생전에 소장했던 1000여권이 넘는 문헌들을 한국 대학에 기증할 예정"이라며 "국제스콜서울클럽 회장으로서 한국의 관광산업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스콜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고유어로 '행복 건강 우정 장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건배사로도 자주 쓰인다. 국제스콜은 1934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민간 관광기구다. 90여개국 500개 클럽에 회원 수가 2만여명에 달한다. 내년 10월 국제스콜클럽 세계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스완슨 회장은 요즘 행사 준비에 빠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세계 총회는 호텔업과 관광업 종사자들이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장"이라며 "한국 관광산업은 내년 세계총회 개최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클럽은 30세 미만의 젊은 관광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영 스콜' 회원도 모집 중이다.

스완슨 회장은 '서비스 제일주의'를 지론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장마철에 호텔 커피숍 직원들이 창쪽에 비가 샌다고 보고하자 "당신이 비가 새는 걸 걱정하는 동안 빈 물잔을 들고 있는 커피숍 손님들은 당신의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할 정도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향상하는 것이 호텔의 성장을 이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 덕분에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은 지난해 매출 900억원에 영업이익 21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06년 7월 그가 호텔 경영을 맡은 이후 4년간 직원들은 3번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총지배인이 됐을 때 호텔리어로서 다음 목표(step)가 없기에 가장 행복하면서도 두려웠죠.오는 5월이면 객실 개보수 공사가 끝납니다. 연회장 개보수 공사까지 마치면,그에 걸맞은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려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겁니다. 그것이 나의 '슈퍼 골(super goal)'입니다. "

그가 올초부터 시작한 '리더 미팅(leader meeting)'도 호텔 서비스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리더 미팅은 경영진이 중간관리자에게 경영전략을 직접 설명하고 의견을 주고 받는 자리다. 스완슨 회장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한다.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관광산업을 키우려는 그의 열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