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웃고' 민주는 '울고'

김해乙 단일후보 참여당 이봉수
민주 "경기지사 선거 악몽 재현"
"절박한 쪽이 이긴 것 아니겠느냐."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12일 경남 김해을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데 대해 참여당뿐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 발표 전날 만난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주말 김해에서 선거운동을 하는데 나를 쫓아다니면서 감시하는 참여당 당원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기분은 나빴지만 한편으론 '저런 절박함이 우리에게 부족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여론조사 결과는 이 의원의 '예상'대로였다. 단일화방식 버티기로 위기에 몰렸던 유시민 참여당 대표(사진)는 민주당과의 '베팅'에서 또다시 한판승을 거뒀다. 지난해 6 · 2 지방선거에서 0.96%포인트차로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경기지사 단일후보가 된 이후 10개월여 만에 거머 쥔 짜릿한 승리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경선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을을 결코 한나라당에 내줘서는 안된다"는 논평으로 경선승복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유시민에게 또 당했다"는 탄식과 허탈감 속에 벌써부터 '경기지사 선거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의 단일 후보로 나선 유 대표는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이탈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4.4%포인트 차로 패했다.

이 후보 단일화 확정발표 직후 참여당이 '본선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담담한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정서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일화 방식을 놓고 민주당과의 감정싸움에 친노(친 노무현)그룹 간 갈등까지 겹치면서 이를 봉합해야 하는 유 대표의 어깨가 결코 가볍진 않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참여당 후보로 단일화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지지층 흡수력이 50~6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 대표의 '벼랑끝 전술'로 그만큼 감정의 골이 깊이 파였다는 방증이다. 이백만 대변인은 "이제부터는 야권의 마음을 잘 추스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