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광교ㆍ영종 택지 '330억 손절매'

"땅값 비싸 사업성 떨어져"
주택시장 침체로 택지매입 계약금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사업지를 찾는 건설사가 나오고 있다.

'수자인'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 한양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유망 공공택지 위주로 주택사업을 벌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부실이 적고 현금 유동성에도 압박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사들인 공공택지에 대해 사업성을 재평가해 수익성이 낮게 나타나면 계약을 바로 해지하고 있다.

한양은 작년 광교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택지를 LH에 반납했다. 광교신도시 택지는 임대주택용지였는데 토지비가 비싸 사업성에 확신이 없었다. 마침 인근에 고속도로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사업면적이 줄어들어 사업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영종하늘도시는 전용 85㎡ 초과 중대형 필지여서 요즘 시장 상황에선 승산이 적다고 봤다. 각각 땅값이 1600억원과 1700억원짜리 땅들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금이 매입대금의 10%여서 330억원가량의 손실을 봤다"면서도 "장기보유 때 드는 금융비용,미분양 발생에 따른 손실 등을 따져보면 손절매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포한강신도시의 중대형 필지(Aa-07블록)도 해지를 검토 중이다. 토지대금만 2000억원에 이르는 사업지다. 한양은 "3개 건설사가 김포한강신도시에서 합동 분양해 오는 18일 청약을 받지만 중대형은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LH와의 계약 해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