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위례ㆍ마곡 公共아파트 공사 '눈독'

발주물량 줄어 경쟁 치열…세종시 정부청사에도 관심
"공공발주 공사만 바라보고 있는데 사실상 '익지 않은 신 포도'격입니다. 수주도 힘들고 수익성이 높은 것도 아니니까요. "

주택 시장에서 고전하는 건설업체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안정적인 아파트 공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입찰 경쟁이 치열한 데다 물량내역수정입찰제라는 새로운 진입장벽까지 생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 A1-11블록(1918억원)과 A1-8블록(1111억원) 아파트 공사를 제한경쟁 방식으로 다음달 17일 입찰을 마감한다. LH는 최저가 입찰제와 공사적합성(PQ)심사를 통해 낙찰자를 선정한다. LH는 그동안 1000억원 이상의 공사에 대해 회사채 등급 BBB0 이상 업체로 입찰 조건을 정했다.

반면 1500억원 이상의 공사는 이번에 규정을 새로 마련해 BBB+ 이상 업체로 회사채 등급을 한 단계 격상했다. 대규모 사업이라 사업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의 시각은 다르다. 한 건설사 영업팀장은 "1500억원 이상 공사에 BBB- 등급을 적용하는 조달청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대기로 하는 바람에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상당수 건설사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공공발주 아파트 공사 중 '최대어'로 꼽히는 SH공사의 서울 마곡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사 입찰 공고가 20일께 나올 예정으로 전체 15개 단지 중 11개 단지가 8개 공구로 묶여 발주된다. 세부 공구와 추정공사비는 △1 · 2 · 3단지 1703억원 △6단지 2274억원 △14단지 2119억원 등으로 총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의 최대 관심은 최저가입찰제와 더불어 지난달부터 공공발주 공사에 도입된 물량내역수정입찰제가 적용될지 여부다.

물량내역수정입찰이란 건설사들이 공사에 투입되는 건설자재 등 물량을 가감해 입찰에 참여하는 제도다. 건설사들은 수정입찰제를 적용하면 심사가 길어지고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어 낙찰자 선정과 착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14일 입찰을 마감하는 세종시 정부청사 2단계 사업(5300억원)도 관심거리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