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中 경제위기 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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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과열ㆍ인플레 우려…위안화 채권 전망 '부정적'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경제 위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잇달아 날리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피치가 중국의 위안화 표시 채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신용등급은 기존 'AA-'를 유지했다. 피치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조8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급격한 대출 증가,부동산 가격 급등,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지난달 터무니없이 치솟고 있는 집값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근심거리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상했다.
피치는 중국의 민간 부문 대출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달하는 등 큰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가계 대출 부실은 시중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치는 지난달에도 중국 은행들이 대출 증가와 부동산 가격 폭등 여파로 3년 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의 자체 거시건전성지표(MPI)를 분석한 결과 중국 은행들이 위기를 맞을 확률은 60%였다. 피치 MPI는 1등급부터 3등급까지 나뉘는데 중국 은행들은 대부분 가장 위험성이 높은 3등급에 포함됐다. 피치는 1월에도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들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예외적으로 중국과 베트남 은행들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피치는 중국의 생필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 시점을 놓치면 이후 급격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또다시 부동산 시장 폭락 사태로 이어져 가계와 은행의 동반 부실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피치의 설명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