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잇단 합병에도 고민 커지는 운용사
입력
수정
KTB 등 수익률 상승 기대 속 기존 가입자 역차별 문제 부각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잇단 합병 발표로 스팩 투자 펀드의 수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스팩 투자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동부자산운용은 스팩 공모펀드를 계속 판매해야 할지,기존 투자자를 위해 일시 중단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기존 가입자들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스팩1호는 지난 13일 자전거 제조업체인 알톤스포츠를 1 대 7.56 비율로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엔 HMC스팩1호가 자동차 부품업체인 화신정공과 합병을 결의했다. 지난달에는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이 썬텔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스팩은 현재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결정일 다음날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동부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은 스팩 업계 '큰 손'으로 통한다.
동부자산운용은 히든챔피언스팩1호 지분 19.34%를 포함해 13개 스팩 지분을 5% 이상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 운용사는 펀드 수익률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합병을 결정한 세 스팩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거래를 재개할 경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만 운용 중인 KTB자산운용과 유진자산운용은 별 문제가 없지만 공모펀드인 '동부스팩증권투자신탁1'을 판매 중인 동부자산운용은 판매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 이 펀드 수익률에는 합병 스팩의 거래 정지 전 최종일 주가가 반영돼 있다. 거래 재개 후 주가 급등을 노려 거래 재개 전 이 펀드에 가입하면 이후 주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기존 투자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부 판매사에서 문제를 제기해와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지만 특별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