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22일간 3조6000억 매도

국내 기관투자가 중 대표 '큰손'인 투신의 매도세가 심상찮다. 19일에도 16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542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에 비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다.

하지만 투신은 이날까지 22거래일 연속 슬금슬금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누적 순매도 규모만 3조634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월17일부터 4월20일까지 2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최장기다. 순매도 규모도 당시 3조8251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2010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분석이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유증에 시달렸던 2010년 초와 코스피지수가 고점을 찍은 현재의 투신 매도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 투신 매도는 차익실현이나 리스크 회피 등 차원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며 "투신 매도가 장기화되고 유출 자금이 주식형펀드로 재유입되지 않으면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현재 증시가 중소형주 등으로 매기가 확산되지 못하고 자동차 화학 등 일부 종목에만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투신 이탈이 직접적 원인이란 분석이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은 외국인에 비해 호가에 영향을 덜 주는 선에서 중소형주를 매수할 수 있고,탐방 등을 통해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도 상대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