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CEO 70여명 6~8월에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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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무 사장 사의…지경부 산하 9곳 공모 스타트유창무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61)이 임기를 5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속 공기업 기관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사장의 사의 표명 시기가 공기업 기관장 인사철과 겹치기 때문이다.
올 임기만료 기관장 134명…후속 인사에 촉각
◆9개 공기업 기관장 인사정부는 유 사장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무역보험공사를 포함해 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 9곳이 조만간 기관장을 새로 뽑는다. 대상은 KOTRA 에너지관리공단 광물자원공사 산업단지공단 강원랜드 광해관리공단 등이다.
지경부는 이들 기관장에 대해 오는 6~7월 중 순차적으로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 중에서도 한국투자공사와 한국조폐공사가 7~8월 사장 임기가 만료된다.
재정부 등에 따르면 현 정부 초기 임명돼 3년을 채우고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기업 기관장은 모두 13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6월부터 8월 사이에 임기가 끝난다. 정부 관계자는 "기관장 임기가 현재 제각각이어서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직원들이 후임 기관장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공공기관의 흐트러진 분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기관장 공모를 비슷한 시기에 할 경우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철새형 인사들을 원천 차단하고,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 "감사원 지적 받아들여 사의"
유 사장은 2008년 9월 취임해 오는 9월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정부(지경부)에 조기에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고 정부에서도 그 뜻을 존중해 신임 사장을 조기 공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갑작스런 사퇴 이유에 대해 "최근 조선사에 대한 무역보증으로 손실을 본 것이 감사원에서 지적을 받았고 그 일로 우리 직원들이 징계를 당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제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하느냐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무역보험공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SLS조선 C&중공업 등 중소 조선사에 지급보증을 섰다 이들 기업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1조원가량 손실을 입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유 사장은 "무역보험공사는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어려울 때 적극적으로 도왔고 그것이 우리 수출에 큰 기여를 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면 좋았겠지만 특정 산업이 갑자기 어려워져 손실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일각에서는 형식은 사의 표명이지만 정부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사실상 문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유 사장이 조기 사임함에 따라 무역보험공사는 조만간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