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년7개월만에 1070원대로 하락

환율이 2년7개월여 만에 1070원대까지 밀려났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시 15분 현재 전날보다 2.2원 내린 1079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이 이 수준까지 내려간 것은 2008년 9월 이후 처음이다.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1.6원 내린 1080.6원에 장을 출발해 역외 환율 하락세를 반영하며 1080원까지 몸을 낮췄지만, 개입 경계감에 1080원선에서 지지를 받았다.

이날 개장 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오는 26일부터 8거래일 동안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특별 외환공동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환시를 이끌고 있는 역외 세력의 투기심리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국은 외국환은행의 선물환포지션 운용 실태를 점검하면서 특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의 현황과 거래 상대방, 거래목적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고 설명했다.환율은 그러나 당국의 발표에도 1080원선 아래로 서서히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79~1080원선을 오가다가 오후 12시20분께부터 낙폭을 확대하며 한 때 1079원까지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내외 모두 매도쪽에 많이 무게를 더하고 있어서 아래쪽으로 밀릴 여지는 충분하다"며 "다만, 개입으로 추정되는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장 후반에는 1080원선이 지지될 듯하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수급 상 대기 중인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상당한 편이라 공급우위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당국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 일단 1080원 지지는 유효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스무딩에 1080원이 지지받고 있는 모습이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미 달러화 약세 흐름이 강해 1070원 중후반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 이상 오른 2194선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43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거드는 모습이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31엔 내린 82.25엔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1.4567달러에 거래 중이다.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311.50원을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