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감자株, 유증 서비스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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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들에게 상장기업의 실적, 지분 변화, 자금조달, 인수합병(M&A) 등 각종 정보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전격 해부해 드리는 [Why+]가 독자를 찾아갑니다. 증권기사의 최강자 <한경닷컴 증권팀>이 내놓은 [Why+] 기사가 투자자들의 종목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드릴 것입니다. <편집자 주>
자기자본을 억지로 줄여 악화된 재무제표를 개선 중인 일부 한계기업들이 통큰 '유상증자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주가흐름에 대형 악재로 여겨지던 감자(자본감소) 결의가 앞으로도 기존 주주들의 손해를 줄여주는 비책(祕策)으로 떠오를 지 관심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통신기기 장비업체인 테라움은 자기자본의 50%에 이르는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대규모 유증은 향후 '물량 부담'으로 인식돼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악재'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회사는 장중 한때 전날 대비 8% 이상 급등하는 등 비교적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또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단 1거래일을 제외하곤 매일 상승했을 정도로 최근 주가 흐름도 좋다. 테라움의 이러한 상승세는 '반값'에 가까운 주주배정 유상신주 발행가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자 전 결의한 감자로 인해 액면가격(500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주가 수준에선 그야말로 '대박 증자'인 셈이다.
테라움의 기존 주주들이 이번 증자로 받게 될 신주의 가격은 1주당 1200원. 이에 반해 지난주부터 주가는 200~250원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10대 1 감자를 진행 중이어서 매매거래정지일(오는 29일) 전날까지 이 가격대를 유지할 경우 재상장시 1주당 가격은 2000~2500원(감자비율 적용)이 된다.
한계기업들이 이렇게 '통큰 할인'을 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주주배정 증자 시 기준가격 등에 관한 산정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2009년 2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시행 이후 신주가격 산정에 제한이 없어졌다. 이보다 앞서 '감자 후 증자'의 재무개선 방식을 택한 이동통신재판매(MVNO)사 온세텔레콤도 유사한 사례다.
온세텔레콤은 대규모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나눠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테라움과 재무구조 개선방식은 똑같다. 온세텔레콤은 다만 감자비율이 3대 1로, 그 규모가 테라움보다 작다.
이에 대해 테라움 관계자는 "감자결의 이후 주가가 급락해 피해를 본 기존 주주들에게 일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싼 가격에 신주 가격을 내놓게 됐다"며 "신주가 산정기준이 없어도 이사회결의 전날까지 한 달 평균주가에 권리락(이론가)을 감안해 산정한 결과치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본감소를 결정한 곳들은 스스로 경영한계에 부딪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정상적인 시장거래에서 비정상적인 할인거래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대비 증자가격이 싸다는 단순한 이유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추가상장 전까지 주가가 급락하거나 회사의 실적이 나빠져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주식투자의 대원칙은 회사의 실적과 성장성 등이라는 점을 항상 되새겨야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자기자본을 억지로 줄여 악화된 재무제표를 개선 중인 일부 한계기업들이 통큰 '유상증자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주가흐름에 대형 악재로 여겨지던 감자(자본감소) 결의가 앞으로도 기존 주주들의 손해를 줄여주는 비책(祕策)으로 떠오를 지 관심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통신기기 장비업체인 테라움은 자기자본의 50%에 이르는 1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대규모 유증은 향후 '물량 부담'으로 인식돼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악재'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회사는 장중 한때 전날 대비 8% 이상 급등하는 등 비교적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또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단 1거래일을 제외하곤 매일 상승했을 정도로 최근 주가 흐름도 좋다. 테라움의 이러한 상승세는 '반값'에 가까운 주주배정 유상신주 발행가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자 전 결의한 감자로 인해 액면가격(500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주가 수준에선 그야말로 '대박 증자'인 셈이다.
테라움의 기존 주주들이 이번 증자로 받게 될 신주의 가격은 1주당 1200원. 이에 반해 지난주부터 주가는 200~250원 사이를 오가고 있는데 10대 1 감자를 진행 중이어서 매매거래정지일(오는 29일) 전날까지 이 가격대를 유지할 경우 재상장시 1주당 가격은 2000~2500원(감자비율 적용)이 된다.
한계기업들이 이렇게 '통큰 할인'을 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주주배정 증자 시 기준가격 등에 관한 산정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2009년 2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시행 이후 신주가격 산정에 제한이 없어졌다. 이보다 앞서 '감자 후 증자'의 재무개선 방식을 택한 이동통신재판매(MVNO)사 온세텔레콤도 유사한 사례다.
온세텔레콤은 대규모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나눠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테라움과 재무구조 개선방식은 똑같다. 온세텔레콤은 다만 감자비율이 3대 1로, 그 규모가 테라움보다 작다.
이에 대해 테라움 관계자는 "감자결의 이후 주가가 급락해 피해를 본 기존 주주들에게 일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싼 가격에 신주 가격을 내놓게 됐다"며 "신주가 산정기준이 없어도 이사회결의 전날까지 한 달 평균주가에 권리락(이론가)을 감안해 산정한 결과치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본감소를 결정한 곳들은 스스로 경영한계에 부딪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정상적인 시장거래에서 비정상적인 할인거래는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대비 증자가격이 싸다는 단순한 이유로 주식투자를 했다가 추가상장 전까지 주가가 급락하거나 회사의 실적이 나빠져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주식투자의 대원칙은 회사의 실적과 성장성 등이라는 점을 항상 되새겨야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