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평범한 변호사 간디는 어떻게 지도자가 됐나

깊은인생 /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24쪽 / 1만3000원
자신의 밝은 앞날만 고민했던 젊고 어설픈 변호사 간디는 고객의 요청으로 남아프리카를 찾았다가 인도인에 대한 백인들의 차별을 뼈저리게 체험한다. 일등석 기차표를 가지고 있는데도 화차로 옮길 것을 강요받은 것이다. 값싼 외국인 노동자를 가리키는 '쿨리'로 불리면서도 굴복하지 않던 그는 결국 기차에서 내쫓겨 마리츠버그라는 역에서 추위와 싸우며 하룻밤을 지낸다.

여기저기 항의 편지를 쓰고 담당자들을 만나러 다닌 간디는 결국 프리토리아에서 인도인을 규합한다. 그리고는 인도인들도 옷차림만 적절하다면 일등실이나 이등실에서 여행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 놓는다. 마리츠버그의 경험이 평범한 변호사를 위대한 정치 운동가이자 지도자로 바꿔놓는 순간이었다. 《깊은 인생》은 변화경영 전문가가 7명의 세계적 인물들의 삶을 통해 평범한 삶이 특별한 삶으로 전환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열일곱 살에 한 무용가의 공연 포스터를 본 후 아버지의 반대를 극복하고 스물두 살에야 춤을 추게 된 현대무용가 마사 그레이엄,대공황으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우드스톡이란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5년간이나 책만 읽었던 세계적인 비교종교학자이자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구성 방식이 독특하다. 먼저 인물 얘기를 들려주고,폭넓은 사례를 제시한 뒤 저자 자신의 체험과 심경을 고백해 독자들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방식으로 서술했다. 저자는 "내면의 기쁨으로 가득한 인생을 만드는 조건이나 과정은 무엇인지 위인들의 삶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며 "각자 삶 속에서 그런 순간을 만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