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1호' 대신스팩, 공모가 밑으로

대신 "불가피한 감자…과민 반응"
"낮은 성장잠재력 때문" 분석도
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의 비상장기업 합병 첫번째 사례로 관심을 모았던 대신증권그로쓰알파스팩(대신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대신증권 측은 강화된 우회상장 기준을 적용한데 따라 나타난 현상으로 앞으로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합병을 서둘러 성장잠재력이 낮은 기업과 짝짓기를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신스팩은 45원(2.26%) 떨어진1950원에 장을 마쳤다. 합병 소식이 미리새어나가 상한가를 쳤던 16일 주가(2255원)와 비교하면 13.52% 떨어졌다. 공모가(2000원)보다도 2.50% 낮다. 대신스팩은 이날 액면가를 1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주식 수를 2배(2192만주)로 늘리는 한편 주식 7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고 주가는 급락했다.

대신증권은 감자가 스팩 합병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자본금만으로 이뤄진 스팩이 비상장회사와 합병하면 자본금이 급증, 합병과 동시에 자본금이 자기 자본을 초과하는 자본잠식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감자차익을 자본잉여금으로 쌓으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낮은 기업과 합병을 해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나온다. 합병 대상인 썬텔은 터치패널스크린 제조사로 지난해 매출 494억원에 영업이익 42억원을 올린 탄탄한 회사다. 하지만 저항막 방식에서 정전용량 방식으로 생산 제품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율이 예상을 밑돌수 있어 올해 실적은 기대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우려다. 대신증권 측은 "2007년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커가는 기업으로 저성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아직 합병전이라 규정에 따라 홍보를 못하고 있지만 신소재와 관련한 호재도 있다"고 반박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