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유출 1년…BP "우리만 죽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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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시추장비 결함으로 사고"…장비업체에 400억弗 손배소지난해 4월 발생한 사상 최악의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기업 간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이날 심해 시추 장비업체 트랜스오션을 상대로 400억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BP는 트랜스오션이 제공한 시추 장비에 결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BP는 폭발차단기를 제공한 캐머런인터내셔널이 결함 있는 장비를 제공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BP가 이처럼 장비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는 것은 원유 유출 사고 수습에 필요한 막대한 보상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피해 보상금으로 409억달러를 내야 할 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부과한 수백억달러의 민형사상 벌금 및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AP는 보도했다.
트랜스오션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절박하고 허울 뿐인 비양심적인 처사"라고 비난했다. 본격적인 재판은 내년쯤 이뤄질 것으로 AP는 전망했다.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된 멕시코만 사고는 지난해 4월20일 시추시설 '디프워터 호라이즌'이 폭발,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1명이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4만8000여명의 인력과 6900척의 선박,4000여㎞에 이르는 오일 차단막을 동원해 원유 유출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지만 사고 발생 87일이 지나서야 유정을 봉쇄할 수 있었다. 이 사고로 바다로 흘러간 원유는 49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