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서 5일간 구제역 3건 발생…모두 반경 3km 내 농장서

경북 영천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은 돼지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구제역 공포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구제역 상시국가로 보고 강력한 방역시스템을 지속해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일찍 경계를 늦춘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한다.

22일 경북도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는 영천의 돼지농장에서 전날 신고한 구제역 의심 돼지 4마리를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최종 판정돼 매몰 처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천에서는 지난 16일 금호읍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5일간 3건의 양성 판정을 받은 돼지가 잇달아 나왔다. 이들 구제역 양성 돼지는 모두 반경 3㎞ 안에 위치한 농장에서 발생해 역학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석 경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5일 만에 구제역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가 상당히 확산돼 있다는 방증"이라며 "백신을 접종했더라고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돼지는 언제든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농장의 감염 돼지를 모두 매몰 처분하고 축산농가에 집중 소독 및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인근 3㎞ 이내 축산농가에 대해 구제역 예방백신을 추가 접종키로 했다.

이에 대해 지역 축산농민들은 "정부가 사실상 구제역 종식을 선언했고 도내 가축시장도 재개장했는데 질병이 계속 발생해 불안하다"며 "재입식 여부를 신중히 생각해야 할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표시했다.

영천=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