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보고 노동운동 포기…귀족노조 20년 전과 변한게 없다"

차명진 의원 '의정단상' 만평 눈길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경기 부천 소사)이 현대차 노조의 귀족적 행태를 직접 그린 만평과 함께 비판해 눈길을 끈다. 차 의원은 1980년대 서울의 한 노동운동단체에 몸을 담았고 1990년엔 민중당 구로갑지구당의 사무국장 출신으로 여당의 대표적 노동 전문가로 통한다. 당시 위원장이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다.

차 의원은 22일 이메일로 보내온 '의정단상'에 관을 쓰고 말에 올라탄 사람이 '생존권 보장'이라는 팻말을 든 만평을 글과 함께 실었다. 차 의원은 '의정단상'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생각들을 그림과 짧은 글로 종종 표현한다. 만평 제목은 '귀족노조의 신분세습'이다. 그는 "오늘 신문을 보니,현대차 조합원들이 회사에 자기 자녀를 우선 채용해 달라는 내용의 단체교섭안을 확정했다"며 "노동운동이라고 모두 다 약자들의 몸부림은 아닌 듯하다"고 비판했다.

차 의원은 "1989년 현대차 종업원 2만명이 파업 중인 울산에 노동운동을 돕기 위해 갔는데 그곳에는 지하작업장에서 하루 18시간씩 일하며 최저임금에 목매달던 퀭한 눈동자의 여성 노동자들은 없었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집 한 채도 없는 내가 뭐 나은 게 있어서 이분들을 돕는단 말인가?노동운동에서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차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귀족 노조에 환멸을 느낀 게 정치권에 입문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귀족노조는 변한 게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큰 노조들이 솔선수범해야 노동자들끼리도 단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