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촘촘한 도요타 특허 뚫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독자개발
입력
수정
친환경車 라인업 대폭 강화…관련 특허 1000여건 취득
가정용 전기로 급속 충전…'블루윌'에 적용 내년 출시
한국GM은 전기차로 승부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국내에 출시하고 내년 말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내놓는다. 2013년 이후엔 연료전지차를 선보이기로 하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한국GM도 내년부터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수입,판매하기로 한 것과 별도로 소형 전기차 모델을 독자 개발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에도 친환경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고유의 하이브리드카 기술 완성김해진 현대차 부사장은 22일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이달 초 미국 시장에 출시했고 다음달엔 국내에서 판매할 것"이라며 "기아자동차의 K5 하이브리드카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주최로 열린 '리더스 포럼' 특별강연을 통해 이 같은 현대 · 기아차의 친환경차 출시 로드맵을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개발 단계에서 도요타의 촘촘한 특허망을 피하느라 고생했지만 결국 성공해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했다"며 "내년 말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고 그 이후에 연료전지차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건수는 7700여개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를 피하면서 고유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1000여개의 특허를 취득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풀 하이브리드 기술은 시동을 걸거나 저속 주행 때는 배터리 모터로만 달리고 힘이 부족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자동으로 가솔린 엔진이 가동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연비는 ℓ당 21㎞다. 구조가 복잡해 세계적으로 일본 도요타와 미국 GM 정도만이 이 기술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내년 말에 출시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가정용 콘센트로 충전해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컨셉트 모델인 블루윌(프로젝트명 HND-4)을 공개한 바 있어 이 차량의 양산형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출시될 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기자동차다. 김 부사장은 "친환경차 개발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며 "하이브리드카,전기차,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차를 개발하는 '멀티옵션' 전략으로 경쟁우위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소형 전기차 모델 개발중
한국GM은 전기차로 친환경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GM 본사가 개발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먼저 수입,판매하면서 국내 시장을 위한 독자적인 전기차 개발도 추진중이다.
박병완 한국GM 부사장은 "국내에서도 기존 모델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준중형 크루즈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 팔 수 없고 이보다 작은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차인 스파크나 소형차 아베오가 기반 모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 부사장은 아울러 "쉐보레 볼트를 올해 시범운영해본 후 내년 상반기부터 판매에 나설 것"이라며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에 따라 세부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plug-in.가정용 전기로 충전해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된 하이브리드카.짧은 구간은 내연기관 가동없이 배터리 만으로 운행할 수 있어 전기차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 내연 엔진의 남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하는 일반 하이브리드카는 외부 충전이 불가능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