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저가항공, 요금 더 낮춰야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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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항 7년째, 김포-제주 수송분담률 55% 돌파국내에서 저가(저비용)항공사(LCC)의 첫 출발은 2005년 8월 한성항공이 청주~제주 노선을 취항하면서부터다. 7년째를 맞은 저가항공은 2008년 말 한성항공의 부도로 좌초하는 듯했지만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옛 한성항공)이 잇따라 취항하면서 저가항공시대를 활짝 열었다. 특히 지난 1월엔 국내 황금노선인 김포~제주 수송분담률이 55%(2008년 16%)로 기존 항공사를 앞섰다.
교육시설·전용터미널 열악…안전 강화도 과제
저가항공사의 이런 성과는 '싼 요금'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항공사 대비 75~85% 수준인 요금을 50~60%로 낮춰야 한 단계 비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항공사와 별 차이 없는 요금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저가항공이 아닌 '후발항공'이라고 한다. 김제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저가항공사는 요금경쟁력이 없다"며 "기왕 출범한 이상 국내 업계가 동남아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과 함께 업계의 협력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교육받고 정비하는 환경
신임 기장은 30일간의 초기교육을 받고 조종사는 연간 2회 정기 모의비행훈련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자체 훈련시설이 없는 저가항공사들은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에서 훈련받고 있다. 모의비행훈련시설을 보유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관계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제외한 다른 항공사의 위탁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싱가포르 원정교육으로 교육비 외에 숙박비 교통비 등으로 1인당 4000만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비행시간 6000시간마다 하는 2주간의 중정비(통상 연 1회)도 해외에서 한다. 제주항공은 중국의 보잉상하이에서,이스타항공은 중국 아메코에서 정비한다.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해외 정비를 하면 정비 기간 외에 현지 이동 등으로 평균 2일의 영업손실이 나는데 비행기당 하루 평균 1억40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내년 중 예정인 중정비를 위탁할 회사를 현재 해외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라고 해서 못해줄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공식적으로 위탁계약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용터미널 등 인프라 필요
조종사 양성을 위해서는 항공시뮬레이터 등을 갖춘 모의비행훈련센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저가항공사가 수백억원을 투자해 교육시설을 마련하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들 항공사를 위한 전용터미널도 건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전용터미널을 운영하는 등 한국보다 앞서간다. 게다가 일본 공항은 착륙 때 받는 조명료(국내선 1회 착륙 5만2000원)를 면제해 비용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전용터미널을 공항 구석에 따로 만드는 것은 저가항공사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생각해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전용터미널이 들어서고 김포공항 또한 전용터미널로 활용한다면 공항이용료 부담을 덜게 돼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도 2000㎞ 미만 노선 취항만 가능해 홍콩 홋카이도 등의 취항에 제한을 받는 김포공항의 취항거리 규제도 저가항공 인프라 조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젠 동남아 1일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김포공항의 취항거리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공익노선'의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다. 공익노선은 일정수의 승객을 태우지 못하면 정부나 지자체가 손실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한 항공 전문가는 "50인승 항공기가 공익노선에 취항하면 항공노선 인프라 확충에다 지방공항 활성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 강화도 업계가 직면한 과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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