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끝나면…채권 양대 큰손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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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그로스 "국채금리 급등"…릭 리더 "별 영향 없을 것"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6월 말 국채 매입을 종료하면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부문 CIO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월가에서 미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조치 이후 시장 상황을 두고 채권 큰손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로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양적완화 조치가 끝나면 채권 매수세 위축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가 올 들어 공격적으로 보유 국채를 매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로스는 "6월 말 통화당국의 국채 매입이 끝나면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약 1조5000억달러의 채권 매수처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로스는 FRB의 시장 개입이 없었으면 금리가 1.5%포인트가량 높게 형성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리더는 "시장이 양적완화 조치가 끝날 것이란 점을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해온 만큼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양적완화 조치 이후 주식과 다른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미 국채 가격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3.75%로 상승하면 투자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미 국채 금리는 연 3.40%이다.
일각에서는 1차 양적완화 조치가 끝났을 때 모기지 금리에 큰 영향이 없었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국채 금리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