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부자들의 투자법] '언제 살까' 보다 '무엇을 살까'에 초점

미래가치 확인되면 과감히 투자 나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의 질문 요지는 'When(언제)'과 'What(무엇)'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언제'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고 부족한 종잣돈을 핑계로 항상 투자 시점만 저울질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투자를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

◆'언제'보단 '무엇'에 집중하라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극명하게 양극화돼 있다. 시장이 침체돼도 오히려 가격이 올라가는 부동산이 있는가 하면 시장이 활성화돼도 가격이 떨어지는 부동산이 있다.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언제'보다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고수들은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을 고르는 방법,즉 '무엇'에 대해 공부하고 얘기하지만 부동산 하수는 매수시점,즉 '언제'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나 단언컨대 매수시점만 저울질하거나 전문가가 찍어주는 족집게 투자에만 의존해서는 부자가 되기 힘들다.

"강남 부자들이 부자가 된 이유? '빈익빈 부익부'라고 그 사람들은 돈이 많으니까 당연히 돈을 더 벌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는 사람은 부자가 될 자격이 없다. 예로부터 업(業)을 창시해 이를 잃은 자는 적으나 성(成)한 것을 지키다 이를 잃은 자는 많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돈이란 얻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다. 많은 부를 물려받은 부자들이 돈을 지키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 이들은 △안일한 투자 방법 △자신이 최고라는 자만심 △달콤한 투자의 유혹 때문에 물려받은 돈을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말았다. 타고난 부자도 노력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부자가 부자일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부'를 가지고 시작해서가 아니라 부자의 자리에서도 더욱 부자가 되기를 꿈꾸었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역발상 투자방식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현재 6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투자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실행력 부족이다. 분위기에 편승해 집값이 하락할 때는 관망만 하다가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어야 너도나도 매입에 나서는데 사실상 이때의 투자는 한발 늦다.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서도 주변 사람 얘기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향후 미래가치를 보고 먼저 실행에 옮기는 게 현명하다. 부자들은 집값이 떨어질 때도 앞으로 10~15년 뒤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에 나선다. 모두 매입을 꺼리는 시점에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여 시세가 회복된 이후 매도하는 것이 부자들의 역발상 투자방식이다.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성공적인 역발상 투자방식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분양 당시에는 미분양됐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고가 아파트로 올라선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와 소형이란 이유로 인기가 적었지만 현재 2년 새 2억원의 웃돈이 붙은 잠실리센츠 전용 27㎡ 등이 있다. 지금도 주변에 향후 10년 이후가 기대되는 부동산이 충분히 있다. 강남에서 아직 재건축이 이뤄지지 않은 둔촌주공과 개포주공을 비롯해 한강변 저층 단지,청담동 일부 재건축 단지 등과 강북에서는 마포 공덕동 일대와 여의도 등도 기대해볼 만하다.

◆과감하게 버리고 신속하게 결정하라투자에서 타이밍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의 경우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결정이기 때문에 선택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예비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고민을 너무 많이 한다.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이후 지금이 타이밍이란 판단이 들면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런 결정은 단지 매수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매도를 할 때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실패한 투자라고 판단이 될 때는 일정 금액을 손해 보더라도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손실이 예상되는 부동산은 빨리 처분하고 알짜배기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것이 현명한 투자다. 다만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남 부자들은 처음부터 최고의 자리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때도 냉철한 판단력을 잃지 않았으며 신중하게 판단했지만 확신이 서면 누구보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겼다. 수많은 재테크 종목 중에서도 부동산으로 부를 이룬 사람들은 특히 사고 자체가 남다르며 누구보다 빨리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유혹당하지 말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 탓에 쉽게 유혹에 흔들린다. 아주 작은 미끼에도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 지인들이 물어다 준 개발계획을 듣고 세상에 혼자만 알고 있는 고급정보를 얻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욕망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흥분하기 시작하면 개발계획의 진위 여부는 간과하게 되고 1~2년 뒤에는 3~4배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환상을 품게 된다.

반면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유혹에 강하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친척들의 유혹에도 웬만해서는 잘 걸려들지 않는다. 부자는 달콤한 제안일수록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친분관계를 앞세워 투자를 권유해도 현실성 없는 유혹이다 싶으면 당차게 뿌리친다. 냉혹한 투자환경에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면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투자자 자신이 투자 대상을 분석해 쭉정이인지 알곡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 옥석을 가리려면 '정보획득→다수에게 조언구함→사실 · 현장확인→투자여부 결론'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정보를 얻는 통로는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당신한테만 알려주는 거야"라며 정보를 알려줄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떼돈을 벌 것 같으면 자기나 자기 가족이 투자하면 될 것이지 왜 남에게 아까운 정보를 흘려주겠는가.

◆대출을 두려워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대출받기를 꺼린다. 대출은 곧 빚이기 때문에 앞으로 갚아나가야 할 짐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대출도 유용한 투자방법 중의 하나이므로 레버리지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향후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령 대출금리가 0.25% 인상될 경우 1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는 매달 2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대출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대출이 주저될 경우에는 전세를 안고 매입을 하는 것도 금리부담을 줄여 투자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셋값이 많이 올라 실투자금을 줄여 매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 지점장 koj8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