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CINE] ‘체포왕’, 경찰도 실적에 목매는 ‘직장인’이다

경찰도 실적에 목매는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하다. 범죄액션코미디 ‘체포왕’의 설정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체포왕’은 말 그대로 범인을 가장 많이 검거한 형사에게 ‘상금 30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그 동안 ‘형사-범인’의 인물관계를 그린 작품들과는 달리, 형사도 ‘실적’을 올려야 하는 직장인에 불과하다 라는 다소 새로운 소재의 내용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체포왕’은 차별화 되고 있다.

특히 범죄의 종류에 따라 실적 점수가 다르다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정보(?)는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 한다.

‘원조 형사’ 박중훈과 신참 형사 팀장으로 분한 이선균의 경찰 연기 데뷔, 이들의 연기 대결 또한 과거 히트작 ‘투캅스’를 연상케 하면서 ‘안성기-박중훈’에 이은 또 다른 콤비 ‘박중훈-이선균’의 등장은 세대교체의 묘미를 안겨준다. 박중훈은 순경에서 시작해 ‘실적’만으로 팀장까지 고속 승진하는 ‘마포서 황구렁이’ 황재성 팀장 역을 맡아 그동안의 경찰 캐릭터와는 다른,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선균 역시 ‘젠틀남’, ‘까도남’을 뒤로한, 경찰대 출신이지만 매번 범인을 놓치는 ‘서대문서 허당’ 정의찬 팀장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막강 조연 이한위, 주진모, 김정태, 이성민, 임원희, 안용준의 연기 변신 또한 극의 재미 코드다.

그러나 ‘체포왕’은 ‘코믹한’ 영화는 아니다. ‘마포 발바리’라는 성폭행범 검거를 두고 펼치는 두 형사의 대결이라는 설정에 맞게 사회의 어두운 면을 조심스레 터치한다.25일 서울 자양동 건대시네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찬익 감독은 “코믹, 액션, 드라마의 영화다. 그러나 극의 마무리는 드라마다”라면서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길태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력을 비웃는 그의 행각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라고 연출의 변을 전했다.

이어 “쉽지 않은 캐릭터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박중훈, 이선균이라는 두 배우가 잘 그려줘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라고 소회를 덧붙였다.

‘경찰도 직장인’이라는 다소 색다른 코드와 박중훈, 이선균의 세대교체 콤비 열연, 그리고 그 안에 유머와 페이소스가 공존하는 ‘체포왕’은 한국 영화 ‘형사물’에 또 하나의 이력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5월 4일 개봉.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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