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현대위아, PER 20배…전문가 "한마디로 '버블'"

최근 증시에 현대차그룹 계열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위아를 둘러싼 때아닌 '주가 버블'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2월말 증시에 발을 들여놓은 '새내기주(株)'다. 그러나 불과 두 달 새 주가가 두 배 이상 치솟으면서 예상 가능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범위를 넘어섰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업분석 임무를 맡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위아의 주가급등 현상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위아는 지난 2월 상장 당시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을 웃도는 1주당 6만5000원에 공모가를 형성했었다. 이후 이달초부터 본격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장중 16만원을 뛰어넘어 140%(상장일 종가 대비)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와 이후 기관투자자 등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연간 실적(순이익) 예상치를 1800억원에서 2000억원선으로 내놨다. 최근까지 일부 애널리스트가 2500억원까지 더 늘려 예상실적을 산정했을뿐 공식적으로 업데이트된 실적 자료는 없다. 이 때문에 현대위아의 2011년 연간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비교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의 주가수익비율(PER)에 비해 월등히 높은 22배 이상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위아의 지난해 순이익이 약 1300억원인데 올해 회사 측이 제시한 순이익 예상치는 1800억원~2000억원 사이"라며 "통상 자동차 부품사들의 PER 10배 수준임을 감안할 때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은 2조원을 약간 웃돌아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은 이날 장중 기준으로 4조원을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PER 20배 수준은 자동차 부품사로서 최초의 기록"이라며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IR부서 등을 통해 실적 업데이트도 되지 않고 있어 사실 지난 1분기 영업실적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현대위아의 주가가 PER 20배 수준에서 거래되려면 당초 회사 측이 제시한 순이익이 분기당 최소 전년대비 100억원 정도는 더 늘어나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B증권사 애널리스트도 "현대위아의 경우 자동차부품 뿐만 아니라 공작기계 등 기계부문의 매출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기계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지만, 이를 일정부분 주가에 적용하더라도 지금의 주가수준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위아의 매출액 중 70%가 자동차 부품에서 나오고 나머지 30%가 공작기계 등에서 잡히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부분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공장 관련 매출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미 상당부분 해외공장 셋팅이 완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 큰 폭의 매출이 나올 수 있을 지 여부도 의문이다"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지난 2월말 증시에 첫 진출한 뒤 IR팀을 이제 막 구성한 상황"이라며 "내달 4일 1분기 실적 발표일을 앞두고 막바지 영업실적 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위아는 또 "다음달 실적 발표 직전에 기관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모델이 변경된 공작기계 등을 포함해 직접 공장 실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영업실적이 나오면 업그레이드 된 연간 실적 예상치도 다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