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범 KAIST 교수팀, 생체 촉매 통한 인공광합성 세계 첫 성공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 류정기 연구원팀은 염료감응 태양전지 원리를 모방한 '생체촉매 기반 인공광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그동안 광촉매를 활용해 인공광합성을 구현한 적은 많았지만 이 같은 연구 성과는 처음이다. 이 연구 성과는 교육과학기술부 분자생물공정융합기술연구단 등의 지원을 받았다.

광합성은 식물이 이산화탄소 물 등과 함께 태양광을 흡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에너지원을 생산 · 저장 · 소비하는 과정이다. 물을 머금은 식물 안의 엽록소는 태양광을 받으면 전자를 방출하고(광반응), 이 전자는 주변으로 전달돼 연쇄적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키면서 생체 에너지를 생산한다. 또 식물은 태양광이 없는 밤에는 낮에 생성했던 에너지를 통해 생체에 필요한 화합물을 합성(암반응)하면서 생명을 이어간다. 식물의 광반응 원리를 모방한 것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엽록소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황화카드뮴(CdS)양자점' 등 각종 무기염료가 태양광을 받을 때 방출되는 전자의 흐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연구진은 이 원리에 착안,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광전극을 물에 담근 후 글루탐산 등 아미노산을 만들 수 있는 파우더 형태의 생체촉매와 함께 천연 광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보조인자(NADH)를 인위적으로 넣었다. 그 결과 광합성의 산화환원반응(에너지생성)과 함께 메탄올, 인공 아미노산, 신약 원료물질 등 다양한 화합물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광반응만을 모방했던 기존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암반응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 성과"라며 "인공광합성 기술 산업화에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독일 재료과학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