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中企 어려움 '가치관 경영'이 돌파구

임원·간부·사원 생각 각각 달라…일치된 마음 이끄는 게 CEO 역할
요즘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한창 논란이 되고 있다. 대기업의 틈새에서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신통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결국 애플같이 창조적 기업이 되는 수밖에 없다. 창조적 기업은 어디서 오는가. 궁극적으로는 직원의 열정과 몰입에서 온다.

그렇다면 어떻게 직원을 열정과 몰입으로 일하게 할 수 있을까. 돈을 많이 준다고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미국 하버드대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화이트 칼라의 경우 경제적 이익과 직원의 몰입도는 별 관계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가장 큰 유인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치이다. 가치가 정말 맞으면 사람은 목숨까지 흔쾌히 버린다. 그래서 요즘 선진국에서 '가치관 경영'이라는 화두가 대단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기업이 궁극적으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날이 갈수록 더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법인(法人)이라는 단어가 표시하듯 기업의 본질은 사람이다. 사람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즉 가치를 추구하며 살며 따라서 그것이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결정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사람의 생각에 따라 움직인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운명도 그 기업이 가진 생각,즉 가치관에 의해 좌우된다. 다만 기업과 개인이 다른 점은 기업에는 사람이 많다는 것뿐이다. 수많은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사람들의 생각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회사 임직원들의 생각이 CEO의 생각과 같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CEO의 생각과 임직원들의 생각이 다를 때 그 회사는 마치 머리 속에 모순되는 가치를 동시에 가졌기 때문에 갈등하는 한 개인에게 비유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노이로제에 걸리고 심하면 정신분열증까지 걸린다. 직업상 수많은 기업들을 자세히 들여다 본 경험에 의하면 사실 세상에는 노이로제나 정신분열증에 걸린 기업들이 매우 많다. CEO와 직원들이 서로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맥킨지가 경영진단을 의뢰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임원 1명,간부 1명,그리고 사원 1명을 뽑아 각각에게 당신 회사에서 제일 중요한 세 가지를 들어 보라고 한다고 한다. 회사가 형편없을수록 이들이 든 9가지가 전부 천방지축으로 다르다고 한다. 회사가 노이로제나 정신분열증에 걸려 있는 상황인 것이다. 가치관 경영이란 한 마디로 전 직원과 CEO가 동일한 가치를 기준으로 일하도록 하는 경영이다.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해 합의를 이루고 그 합의를 바탕으로 똘똘 뭉쳐 일하도록 하는 경영이다. 크게 우리 회사는 이 세상에 왜 존재하는가(사명 의식).우리가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무엇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가치인가(핵심 가치).우리는 앞으로 10~20년 후에 어떤 회사가 되기를 바라는가(꿈).이 세 가지 이슈에 대해 CEO와 전 직원들이 같은 생각을 하며 일할 때 그 회사는 한 마음,즉 가치로 뭉쳐진 회사가 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직원들은 '동료'에서 '동지'로 변하게 된다.

경영은 궁극적으로 숫자와 제도의 게임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수많은 기업이 우수한 사람을 뽑는 데는 관심이 많지만 뽑아 놓고 열심히 일하게 하는 데는 관심이 덜하다. 인센티브 패키지로 사람을 유인하려고 하지만 사람을 돈으로 유혹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사람은 가치로 유혹해야 한다. 존 코터 하버드대 교수는 가치관 경영을 하는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기업의 수익은 4배,일자리 창출 비율은 7배,주가는 12배나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어려움을 겪는 모든 CEO들에게 가치관 경영에서 돌파구를 찾아 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성철 <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