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체크포인트 구간'진입…상승추세는 살아있다

[0730]사상 최고치로 질주하던 코스피가 전일 하락으로 반전했다.그동안 가파르게 달려온 만큼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28일) 등 대형 매크로 변수가 줄줄이 대기함에 따라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졌다.“체크 포인트 구간으로 돌입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FOMC회의 결과에 대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27일에도 향후 방향성을 잡기 눈치 작전이 벌어질 전망이다.하지만 이미 국가별 출구전략에 대한 국내 주식시장의 내성이 강화돼 있는 만큼 최근의 상승추세가 위협받을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전날 미국과 유럽 시장의 상승도 27일 국내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체크포인트 구간 돌입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기관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가격 조정 흐름을 보였음에도 2200선을 지켜냈다.개인은 2877억의 매수 우위를 보였고,외국인도 가세하며 닷새째 매수 우위 행진을 이어갔다.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시장은 4월 FOMC회의에서 미 FRB가 6월말까지 예정된 2차 양적완화를 마무리하고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시그널을 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만일 버냉키 의장의 입에서 ‘출구전략’ 등을 시사하는 단어가 튀어나온다면 증시는 소폭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버냉키 의장의 입에 따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추세는 살아있다

미 FOMC 결과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꿔놓지는 않을 전망이다.이미 수차례에 걸친 중국의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상과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를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가 상승추세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FOMC 결과도 주식시장의 추세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럴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기업 실적이다.일본 대지진 이후 글로벌증시 중에서도 국내 증시가 차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운수장비와 화학을 비롯한 일부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과 경기 측면에서의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미국와 유럽 증시에서도 FOMC 결과에 대한 경계감이 높았지만 기업의 호실적이 지수를 끌어올렸다.27일에는 LG전자 현대하이스코 녹십자 넥센타이어 국도화학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중소기업은행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1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그래도 주도주’ VS ‘소외주 관심’

26일에는 주도주에 미묘한 흐름 변화가 감지됐다.증시 상승의 동력 역할을 했던 주도업종인 화학(-0.78%), 운수장비(-0.30%) 등은 내림세를 보인 반면 은행(1.45%),보험(0.63%)의 강세가 두드러졌다.일부 주도주들의 높은 변동성이 포착됐기 때문에 종전보다 경계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도주들의 경우 압축 일변도의 접근에서 다소 톤을 낮춰 조정시 분할 매수 관점을 제시한다”며 “상대적인 가격부담감이 적은 조선주들에 대해 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권했다.

지수에 조정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그래도 대형 주도주가 낫다는 분석도 있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정 분위기에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화학 운수장비 등 기존 주도주보다는 최근 상승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주변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조정을 받는 과정에서도 주도주와 비주도주 간의 차별화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